‘하늘에는 별잔치, 땅에는 빛잔치!’ 별빛축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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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별잔치, 땅에는 빛잔치!’ 별빛축제 성료
  • 이원석 기자
  • 승인 2009.05.06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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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수도서 만난 별보는 과학축제, 꿈찾는 체험축제

역시 영천은 별의 수도, 별왕국이었다. 5월 3일 우리나라 최대의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는 보현산자락에 축제에 맞춰 개관한 보현산천문과학관 일원 제6회 보현산 별빛축제는 어린이들은 물론 연인들까지 밤늦게 별향기에 흠뻑 젖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싱그러운 자연향기와 함께 열리고 있는 행사장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나들이 인파로 가득했다. 해마다 ‘별 볼일 없는 별빛축제’라는 오명을 만회하려는 영천시의 노력도 행사장 요소요소에서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9km가 넘는 보현산 정상의 천문대까지 가지 않아도 최첨단 천문탐구 시스템으로 문을 연 보현산천문과학관, 청정 환경을 더욱 돋보이게 한 바람개비 포토존, 보현산을 형상화한 보현산 깃발전, 봄의 전령사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진동하는 논에 물을 가둬 LED 야간조명으로 멋지게 연출한 인공 별, 기룡산 정상과 축제장 인근 정상에 설치한 자체발광등, 태양광을 활용한 희망의 별등 포토존, 삼산이수의 영천지형과 별똥별으로 조형미화 LED조각품, 광섬유를 활용한 4계절 별자리 포토존 등 그동안 비 때문에 행사를 그르친 경험을‘비가와도 별볼 수 있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영천시의 눈물겨운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더욱이 2009 세계천문의 해를 맞아 천문우주과학에 근접한 행사를 위해 기존의 이벤트대행사에 맡겨 왔던 행사를 축제전담 부서에서 직접 기획함으로써 소비성 축제예산을 보현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하늘의 별과 땅의 빛을 어울리게 해 ‘볼거리가 많은 보현산’으로 변모시키려는 조형미술 작품에 투입, 축제장 일원은 그야말로 비가와도 별을 볼 수 있는 별의 궁전을 방불케 했다.

자녀들의 과학지식을 높일 수 있다면 적당한 수준의 체험비 정도는 아까울 줄 모르고 체험 부스마다 신기한 과학기구를 구입하는 광경은, 지난 3월 초 발표한 과학기술교육부와 과학창의재단의 ‘2008년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이해도조사’ 결과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도가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고 발표를 실감할 수 있었다.

성인은 ‘자연환경ㆍ오염과 태양광’, 청소년들은 ‘우주과학’에 가장 관심이 많다는 명분 있는 통계를 바탕으로 별빛축제의 컨셉을 맞춘 결과 영천시가 유치 또는 지원한 체험, 홍보부스 하나하나에 방문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특히 태양열로 영천한방계란을 삶는 모습은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끌었고, 광섬유로 발광하는 행사 자원봉사자 모자는 깜깜한 별빛마을에 마치 바닷길을 열어주는 등대불과 같은 신비함을 연출했다.

과거 인기연예인들을 초청해 관광객 수를 유치하려던 이벤트성 무대공연의 과감한 탈바꿈도 무척 인상적이며 과연 연예인 없는 축제가 가능할까 하는 초조감은 기우였음이 입증. 인기 가수 초청 비용이 만만찮다는 것은 일선 축제현장은 물론, 웬만한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번 영천 보현산별빛축제를 준비한 영천시 관계공무원들은 여러 차례 시민들과 천문학 관계인사들의 의견과 자문을 청취, 각종 특별공연을 과학적인 의미를 지닌 공연으로 접근, 우주의 소리 테레민, 매직버블 등을 준비했는데 야외에서 보는 신비의 공기방울과 매직 공연이나 1,124m 보현산천문대를 배경으로 설치한 무대에서 고주파 음향악기가 빚어내는 신비한 음률을 듣는 관중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몽환적인 신비감 그 자체였다.

지방에서는 좀처럼 기회가 없는 이 멋진 테레민 공연은 빛의 조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시안미술관의‘박충흠전’이 열리는 3층 대전시실에서도 매일 오후 2시에 오카리나 대구모임의 공연과 같이 열리는데 조각작품 속에서 환상적인 우주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빛 속에서 몽환적인 신비감이 더해지는 연주는 관람객들이 순간만큼은 우주를 유영하는 자신에 도취되는 착각을 만들어 낼 정도였다.

또한 영천지역 공예인들과 예술인들이 운영하는 ‘희망의 별등’ 만들기 체험은 전통등을 별형태로 만들어 야광물감까지 덧칠한다는 발상이 더욱 별빛축제의 의미를 돋보이게 했다.

특히 지역내 초등학교 학생들이 공예작가들의 지도로 선생님들과 같이 제작해 행사장 길목 도로변인 화북면 오리장림(일명 자천숲), 임고강변공원, 영천댐 입구는 물론 주행사장인 별빛마을 행사장에 걸었는데 이번 축제가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참여하는 과학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명분으로도 충분한 기획력이다.

더욱이 행사장 길목인 국도 35호선에 위치한 화남초등학교의 어린이들과 영천시 여성복지회관의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전통별등을 만들어 같이 어우러 놓은 ‘희망의 별등’ 포토존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알고 나면 속깊은 별빛축제 준비에 고개를 끄떡이게 한다.

폐교 직전의 위기에 있던 영천화남초등학교가 동창회의 후원으로 학교살리기 운동을 벌임으로써 무려 60여명의 학생들이 최고의 시설과 최선의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열을 불태우고 있는데 이 학교에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 주부들을 포함한 영천 여성복지회관 교육생들이 직접 제작한 별등을 모아 행사장에 포토존으로 설치, 개막식에 참여한 지역인사들의 별등이 함께 걸어져 그야말로 축제장의 별등은 ‘희망을 품은’ 별등이다.

특히 대구은행 영천지점 직원들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마음으로 동참, 대구은행 동남본부장이 직접 참석, 이날 행사장 개막식에서 별등달기 모습은 영천의 희망을 담은 의미 있는 행사로 참가자들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한국천문학계를 이끌고 있는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이 축제장 방문은 방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이슈였다.

국제천문연맹과 UN이 400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천체망원경을 발명한 해를 기념해 세계적인 별밤보호를 주창하며 금년을 세계천문의 해로 제정, 한국 조직위원장으로서 일찌감치 블랙홀박사로 명성을 날리며 ‘닥터 블랙홀과 프렌즈’라는 보컬그룹의 연주을 통해 한국천문학 발전과 천문우주과학의 대중화, 우리나라 천문학의 역사적 우월성 등을 강의하고 있는 박석재 원장은 영천시민들을 별왕국의 주인공, 김영석 영천시장을 ‘밤대통령’이라 부르자 개막식에 참석한 관람객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박석재 원장의 특강은 한국최대의 보현산천문대의 천문연구를 지켜주기 위해 천문대 일원의 가로등 등갓씌우기, 야간 관측을 위해 보현산 입산금지, 천문대식당, 천문대 포도, 별빛마을, 별빛식당 등 한국 최대의 천문대를 보유한 청정자연환경과 더불어 사는 긍지심, 그리고 시민과학정신에 감사하다며 그동안 지역의 명산을 수십 년 간 막연한 자긍심에 머물러 있던 지역민들에게 시민천문대인 영천보현산천문과학관에서 별보는 맛과 별찾는 멋을 누려보기를 권하는 인사와 곁들인 강연은 시민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특히 축제기간 중 매일 중요시간대에 이같이 천문우주과학자들과의 만남의 시간으로 설정, 특별 초빙한 이번 축제에 박석재 천문연구원장에 이어 5월 4일은 우리나라 로켓박사1호 채연석 박사,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한국우주인 고산씨가 방문, 영천시에서 이들을 위해 최무선과학기념관 공사 현장, 보현산 천문대 야간공개 관측 현장 등을 찾았다.

해마다 먹거리를 고민하던 영천시 관광산업의 조그만 청신호도 보였다. 독자적 브랜드를 가진 베이커리 ‘쥬르드뱅’과 ‘뱅꼬레’ 와인, 산삼비빔밥은 관광객들의 입맛과 식욕을 유혹시켰고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예쁜 별이, 빛이 캐릭터를 넣은 대상작품인 별빛시계는 흔히 고가 관광상품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켜 실용적인 상품으로 구매 기대를 부추기에 충분했다.

또한 영천시의 중점전략산업인 전통염색과 방향 한약제를 곁들인 차량용 방향제는 한방산업특구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가장 실용적인 상품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현산 별빛축제는 무엇보다도 별을 볼 수 있는 화창한 일기가 성공적인 축제운을 준 것 같다.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각각 자신의 몸과도 같이 생각하는 제각각의 천체망원경을 들고 나와 관람객들에게 별자리 관측을 도와주면서 이번 별빛축제는 정말 행운을 보는 기분이라며 맑고 쾌청한 날씨 속에 열리는 밤하늘의 별빛이 자연에서 울어대는 개구리나 새들의 울음소리가 덧붙여져 가히 영천에서의 이번 축제는 하늘여행의 시작이요, 별빛나라의 중심지 보현산의 진가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되고 있다.

 

영천뉴스24 주은숙 기자 ycnews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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