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하루 아침
상태바
11월 초하루 아침
  • 박정석(시인·수필가, 도쿄 거주)
  • 승인 2023.11.01 0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 끝자락 달의 첫날입니다.

요즘 길가에 떨어진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낙엽의 양이 너무 많아서, 때론 청소부 아저씨께 미안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활엽수에서 떨어지는 落葉은, 겨울철 추운 기온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손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한 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추운 노년이라는 겨울을 의식하면서, 나를 손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그 무엇이 있는가를 돌아봅니다. 11월이 열매를 마지막으로 수확하는 달이라 더더욱 생각납니다. 저의 많은 지인들께서는 올해 수확은 많은지요.

저는 3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한국에서 긴 생활을 끝내고 11월 1일 오늘 일본으로 떠납니다. 어쩌면 가족의 배려로 이렇게 긴 휴가를 받을 수 있었음은 큰 감사의 시간입니다. 품나게 말해서 중년에 배움이라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또 친구들과 지인들께 신세도 지면서 더 깊어지는 인연들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중년이 되어서 자신의 성장에 대해서 고민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나만 그 고민이 너무 늦었지 않나를 생각하며 살짝 긴장도 해보았습니다. 젊을 때 너무 게을렀거든요. ‘나 자신이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 그것은 참 귀한 삶의 영양분인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원주민에게 배워봅니다.

- 아프리카 어떤 원주민은 생일에 축하를 않는다고 합니다. 뭔가 더 나아졌을 때 축하를 한다 -고 합니다.

… 문득 훌륭한 철학적 사고는 반드시 경제적 부와는 일치하지는 않음을 느끼며 무릎을 쳤습니다.

‘나 자신이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축하를 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소중함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삶의 지혜란 나이보다는 경험과 학문에 의해 얻어진다." 고 - 토마스 제퍼슨 - 이 명언을 남겨주었습니다.

중년에는 자신의 경험과 학문적인 지식을 통해 지혜를 쌓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잘 판단하며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수확이랄 것도 없는, 새롭게 해야할 노력과 결의만 가지고 비행기를 탑니다. - 토마스 제퍼슨 -의 명언처럼 지혜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해보아야 겠습니다. 그러다보면 활엽수가 추운 겨울철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손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듯, 나를 보호하는 지혜가 쌓일 것을 기대해봅니다.

우리 삶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의식하고 수정해 나가면서, 어제보다 한걸음을 더 나아가는 11월을 맞는 우리이면 좋겠습니다.

귀한 출발되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