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일본 들여다보기 5] 농업은 아직도 일본에서 독립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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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일본 들여다보기 5] 농업은 아직도 일본에서 독립을 못하고 있다
  • 박정석(시인·수필가, 도쿄 거주)
  • 승인 2023.09.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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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사대주의에서 완전한 독립의 상징은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이다. 아직도 [독립문]이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에 미안함을 느껴야 한다.

자유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의 출발 상징은, 1945년 8월에 미국이 때린 두 방의 원자폭탄이다.

우리 농업은 아직도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서울신문에 의하면 요즘 과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씨 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을 놓고 일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필자의 동창들도 귀향을 해서 부자가 되는 품종이기도 하다. 일본은 공급량이 많아진 데다 수출이 부진하면서 가격이 확 내려가 고급 과일 이미지를 유지할지 아니면 대중적 과일로 탈바꿈할지 갈림길에 선 상황이란다.

“일본 원조 과일 샤인머스캣으로 정작 수출로 돈을 버는 곳은 한국이다. 일본 측은 샤인머스캣을 개발한 뒤 한국에 품종을 등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은 일본에 사용료를 내지 않고 샤인머스캣을 재배할 수 있었다. 2019년 한일 간 포도 수출량은 역전됐다”니 좀 거시기 하지만 기쁜 일이다.

‘요즘은 일본의 딸기·포도가 한국으로 넘어와 품종개량에 질 좋고 가격싼 제품 탈바꿈 중’이라니 또 웃을 일이 늘어날 듯하다. 그런데 한일간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필자는 한국 농업의 독립에 대해서 살펴본다.

먼저 반일감정은 잠시 접어두자! 물론 고대사는 우리가 스승의 의치에 있었다. 그러나 선진국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일본이라는 좋은 이웃은 산업 전반에 걸쳐서 스승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경제개발의 밑거름이 된 자본과 기술은 일본의 힘을 빌려 대부분 따라잡았다. IT와 영화 산업은 우리가 압도한다. 신성일을 대표하던 시대는, 일본 영화를 어느 영화사가 빨리 베껴서 한국 배우로 만드느냐의 경쟁하던 시대였다. 이젠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다고 자부를 할 만하다.

그러나 농업은 그렇지 않다. 기초 과학분야도 많이 딸린다. 우리가 배고프던 시절 수확량이 엄청난 통일벼는 대한민국에 큰 축복이었다. 통일벼는 일본이 동남아에서 시험 재배가 완료하던 시점에 한국이 문익점처럼 훔쳐온 벼 씨앗이었다. 고시히까리도 일본산이다.

한국에서 소비량이 많은 농산물의 종자 약 60%는 일본에서 수입해서 우리 농가는 돈을 벌고 있다. 사과의 인기품종 부사, 아오모리는 물론이고 충주사과, 영천사과도 혈통적으로 일본 종자다. 나주배라는 ‘신화’의 품종도 ‘신고’라는 일본배의 혈통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 감귤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박정의 대통령 시절 일본의 제주도 교민이 고향을 위해서 일본산 묘목을 왕창 가져다 심은 것이 출발점이다.

이제 선진국 자유대한민국은 정치인들의 과거사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기를 희망한다. 일본과 세계와 미래를 더 이야기하며 기술로 더 앞서가는 내 조국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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