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20 영천시 임고면 ‘곰들덤’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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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20 영천시 임고면 ‘곰들덤’을 아시나요?
  • 이원석 기자
  • 승인 2021.06.0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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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항교 아래 곰바위, 곰 형상을 닮은 절벽, 정유형의 한시 전해

해마다 봄이 되면 영천시 임고면에서 자양면으로 이어지는 영천댐 둘레는 연분홍빛 벚꽃들의 향연으로 눈이 부시다. 양항교 아래 곰들덤 강변은 좋은 풍광과 더불어 화장실, 식수 공급으로 인해 여름철 야영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영천시 임고면과 자양면을 거쳐 화북면까지 32.9km에 이르는 ‘벚꽃100리길’의 초입인 양항교 인근 ‘곰들덤’ 지역에 지난 봄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지역 명칭의 유래를 담은 설명판을 설치하고 ‘곰들덤’을 상징하는 곰 형상의 포토존을 만들어 새로운 볼거리를 조성했다.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한 명소지만 타지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우수 관광자원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영천시가 ‘벚꽃100리길’ 이름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선, 벚꽃터널로 장관을 이루는 임고면 양수교와 양항교 사이 구간을 ‘벚꽃 예쁜길’ 로 명명하고 표지판을 설치해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벚꽃100리길 둘레 8개소에 벚꽃로드 안내판을 설치해 상춘객들의 봄나들이를 도왔다.

‘곰들덤’이란 ‘곰들’과 ‘덤’의 합성어로 ‘곰’은 조선 후기 유학자 정유형(鄭裕炯, 1846~1915)의 ‘유웅암(留熊巖)’이나 ‘거웅암(居熊巖)’에서 곰이 확인되며 ‘덤’은 우리 지역 방언으로 ‘바위’, ‘절벽’의 뜻으로 ‘곰바위’ 또는 ‘곰 형상을 닮은 절벽’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의미로는 먼 옛날 ‘곰들이 놀던 들판’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다음은 정유형이 지은 한시 ‘거웅암’과 ‘유웅암’ 시이다.

 

居熊巖(거웅암) 웅암에 거주하다

爲客孤村小興遊(위객고촌소흥유) 촌마을 찾은 손님 흥겹게 놀고

草芳月白盡吾愁(초방월백진오수) 풀은 푸르고 달은 밝아 나의 근심 사라지네

傍人不識存心事(방인불식존심사) 이웃사람 나의 마음 모르니

爭笑狂夫世外浮(쟁소광부세외부) 다투어 웃는 이들 세상 밖일세

 

留熊巖(유웅암) 웅암에 머물다

滯雨熊岩數日留(체우웅암수일유) 웅암에서 비에 갇혀 며칠을 머무르니

十年前事夢中遊(십년전사몽중유) 십년 전 일 아득히 꿈 일러라

山水可觀新鳥獸(산수가관신조수) 산수는 그대로인데 새 짐승 새롭고

衣冠僅保舊春秋(의관근보구춘추) 의관은 겨우 옛 모습 세월 흘렀도다

情誼偏深諸子拜(정의편심제자배) 정의는 제자들의 인사에 더욱 짙고

感懷自有故人酬(감회자유고인수) 감회는 옛 벗과의 잔속에 넘쳐나네

幽村滋味省時景(유촌자미성시경) 조용한 마을 재미는 시절 경치 볼만하여

忘却客愁坐白頭(망가객수좌백두) 나그네 근심 모두 잊고 백발로 앉아있네

사계절 관광지인 임고서원,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과 가깝고 아작골 원혼들의 넋을 위로해줄 수 있는 곰들덤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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