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57 -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
상태바
박정석의 도쿄통신 57 -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20.01.22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문의 신인가, 테러리스트인가, 근대화의 혁명가인가?

ㆍ출생:1830년 9월 20일

ㆍ사망:1859년 11월 21일(만29세)

요시다 쇼인, 그는 누구인가?

"우리는 왜? 잘 알려지지 않고 묻혀져 있는 역사를 꺼내어 밝히려 하는가? 그것은 역사를 통하여 다 배우지 못한 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본의 역사를 통해서도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시다 쇼인> 일본의 일반적 평가로서 메이지시대 근대화를 이끈 정신적 지도자이며, 그 지적 깊이는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기도 한다. 또 한편의 팩트는 근대화를 꿈꾸며 과격한 혁명을 단행하기 위한 테러리스트적 모습도 있다. 그러나 일본의 초등 중등학교 교과서에서는 그러한 마이너스적 기술은 찾아볼 수가 없다. 역사 왜곡의 일환인 역사의 축소다.

우리에게는 <정한론>이라는 조선을, 대한제국을 식민지화를 해야만 하는 정당성의 이론을 제공한 원흉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본 국수주의자들이 반할 수 있는 천재적 지도자였으며, 에도막부 말기 20대의 나이로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거목이었다는 점이다. (메이지시대 : 1868~1912) 그를 보면서 우리는 지피지기(知彼知己)를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아니 오늘도 한일관계로 힘들어 하고 있다. 이는 무능한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총 한방 쏘지 않고, 저항 없이 일본에 갖다 바치며 식민지화가 되었기에 시작된 비극이다. 우리들은 남에 탓만 한 역사의 방관자였고 반성은 더더욱 부족하다.

그 식민지화가 시작된 일본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누구인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다. 그의 본명은 요시다노리가타(吉田矩方)였고, 별명은 토라지로(寅次郎)였다. 쇼인(松陰)이라는 이름은 본명 이외에 따로 지은 이름이었던 호(號)였다.

우리는 역사를 반성하는 지피지기 속 요시다 쇼인의 연구는 많이도 늦게 시작되었다. 쇼인은 하급 사무라이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급 사무라이라 함은 정식으로 봉급이 없고 농사를 짓다가 다이묘(영주)가 부르면 달려가서 칼잡이 노릇을 하는 집단이다. 어린 시절부터 작은집에 양자로 들어가는 등 환경은 불우했으나 영재교육을 받았다. 작은아버지는 쇼인을 양자로 삼아 훗날 병학사범 직책을 물려주기로 작심하며 영재교육을 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양자로 들어간 요시다 다이스케 작은아버지는 쇼인이 6살일 때 2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는 쇼인이 만 29세에 사망할 것을 예견한 것일까….

요시다 쇼인의 신사는 필자가 방문한 도쿄 세다가야, 고향인 야마구치겐 하기시 두 곳에 있다.

그 후 다른 작은아버지인 다마키 분노신이 쇼인을 키웠다. 만29세라는 짧은 삶 속에서 그는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존왕양이(尊王攘夷, そんのうじょうい)론자였다. <존왕양이>라 함은 ‘천황을 받들고 서양세력 오랑캐를 물리치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에도 막부는 그를 과격한 테러리스트로 지목 체포 사형시켰다. 스스로 일본의 ‘역사’ 가 되려 했던 메이지유신의 심장이었다.

요시다 쇼인이 이렇게까지 후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약 2년간 <쇼카손주쿠(松下村塾)>라는 사설 학교(서당)을 통해서 제자들을 길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도 좀 모자라는 사설 학원만이 아니었다. 그의 재능과 열정은 가는 곳이 어디든 학교로 만들었다. 여러 번의 감옥에 있을 때조차도 맹자를 강의하면서 지적 깊이를 널리 펼치며 두터운 제자 후보들을 양성해 놓았던 것이다. 또 더 넓은 학문적 배움을 위해서 전국유람을 하면서도 많은 지적인 인맥 네트워크를 만든 것도 크게 작용했다.

혹자는 그를 동양의 <페스탈로치>로 칭송한다. 마치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제자를 많이 길러내고 수많은 저서를 집필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정약용과 요시다 쇼인이라는 큰 그릇의 지식인의 공통점을 본다.

※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