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48> 한일 비교 ‘젓가락 문화, 숟가락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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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48> 한일 비교 ‘젓가락 문화, 숟가락 문화’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9.07.2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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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한국에서 관광을 왔다. 함께 식사를 하다가 “왜 일본은 숟가락을 안 쓰느냐?”고 묻는다. 이것은 같은 동양문화권에서 대단히 큰 문화차이다. 숟가락 문화만을 이야기하면 한국은 어쩌면 세계에서 제일 많이 사용할지도 모른다.

잠시 숟가락 역사를 올라가보자!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숟가락이 발견된 것은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선사거주지>이다. 하층의 수혈거주지에서 자그마치 6000년 이상 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곳에서 토기로 된 숟가락이 발견되었다. 물론 이런 프라이드 때문에 많이 사용을 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우리는 은이나 청동 같은 금속으로 밥그릇과 국그릇 그리고 젓가락과 숟가락을 만들어 썼다. 우리는 금속이라 무거워서 손으로 들기가 불편하다. 따라서 밥상에 밥그릇과 국그릇을 모두 놓고 숟가락을 사용 밥과 국을 먹고 반찬을 집어 올릴 때만 젓가락을 사용한다.

일본보다 한국에서는 심한 욕이 많은데 숟가락에 대한 욕도 있다. < 밥숟가락 놓을 놈!> 밥숟가락 놓을 놈은 한마디로 “죽어라”는 뜻이다. 이 어원 속에는 얼마나 한민족이 숟가락을 중심한 문화였던가를 알려주는 욕이다.

일본은 숟가락을 쓰지 않고 거의 모든 음식을 젓가락으로 해결한다. 국을 먹을 때는 국그릇을 한손에 들고 젓가락으로 내용물을 조절하면서 마시듯 먹고, 밥도 밥그릇을 한손에 들고 젓가락으로 먹으므로 섬세한 젓가락이 필요하다.

중국도 현대에 숟가락을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당나라 이후 차를 마시는 문화가 발전되어 숟가락의 기능은 국자 형태로 남게 되었다는 설이다. 또 명나라 이후 기름에 튀기고 볶는 요리가 발달되어 숟가락이 점차 사라졌다는 설도 있다.

문화란? 사전의 정의를 볼 것도 없다. 쉬운 말로 별것 아닌 것이 오랜 세월 동안에 그 나라의 생활 속에 자리를 잡아 온 것, 국민성으로도 자리 잡은 것이 문화라고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한중일 3국은 모두 젓가락을 사용하지만 젓가락의 길이와 재질이 조금씩 다르다. 젓가락 문화권은 세계에서 약 28%를 차지한다.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타이, 싱가포르 정도~

▶일본에서의 젓가락!

하시(はし)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는 젓가락은 우리와 모양이 같으나 기원전 3세기경 일본의 야요이(彌生) 시대에 중국으로부터 전해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젓가락은 우리의 프라이드를 있게한 한반도에서 전해졌다는 설은 찾기가 힘든다.

일본의 많은(70%) 식당은 숟가락이 식탁에 비치되어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한국인은 조금은 불편을 느낀다. 일본에서는 식기가 대개 가벼운 목재로 만들어져 있고, 식사는 기본이 젓가락 사용이다. 일본에서는 어릴 때부터 철저한 젓가락 사용법의 교육이 있다. 젓가락 잡는 모습을 보고 그 집안 교육을 안다고까지 한다.

▶日本 젓가락 매너
* 젓가락 매너는 공식적인 자리서 특히 강조된다.
* 우선 무엇을 먹을까 젓가락으로 방황하는 행위(迷い箸)
* 요리를 젓가락 끝으로 콕콕 찍어 집는 행위(刺し箸)
* 요리 속에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찾는 행위(探り箸)
* 젓가락으로 요리가 들어 있는 그릇을 끌어당기는 행위(寄せ箸)
* 젓가락 끝을 입에 넣어서 빨지 않는다.
* 식사 도중 젓가락을 밥그릇 위나 국그릇 위에 가로질러 놓지 않는다.
* 밥그릇에 젓가락을 꽂아놓지 않는다.
* 젓가락으로 음식물을 주고받지 않는다.
* 젓가락을 움켜쥐지 않는다.

특히 젓가락으로 협조를 하지 않는다. 이는 화장 문화에서 오는 것인데 뼈를 젓가락으로 통에 협조하며 담기에, 우리처럼 김치를 찢을 때 협조하는 등의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그리고 일본은 불결사상으로 인한 개인만의 젓가락 소유가 많이도 정착되어 있다. 문화란 비슷한 문화권이라도 변형되어 나감을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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