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30〉로봇 스님의 독경 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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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30〉로봇 스님의 독경 ①/2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8.08.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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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속 불교와 유교의 死者

우리는 死者를 어떻게 기억하고 위로해야 하나?

죽음!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일본은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필자는 철학을 한 사람도 아니면서 감히 이러한 큰 주제를 다룰 능력은 되지 못한다. 다만 짧은 일본 문화의 단편을 소개하고자 하는 범위로 죽음에 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 선조들은 고려 때까지 그 왕성했던 불교를, 조선 건국 후 이성계가 정치를 위한 이념으로 불교가 갖는 개인주의를 통한 깨달음의 종교를 몽둥이로 탄압을 가했다. 물론 고려시대의 부패한 불교의 모습도 탄압을 하게 된 하나의 계기였음도 있다.

그 탄압이 얼마나 가혹했으면 9도 장원이라는 대학자 율곡 이이도 당했다. 가족사의 아픔을 겪으며 젊은 시절 약 1년 미만의 금강산 사찰 생활을 했는데 정적들로부터 집요하게 큰 죽을죄를 지은 양 비판받아야 했었다.

어찌되었든 이성계는 불교를 탄압하며 충(忠)이라는 종적인 질서를 갖는 유교를 받아 들였다. 어쩌면 그 현명한 판단(?)이 500여년 조선이라는 나라를 길게 유지했는지도 모른다. 그 전시대 고려도 400년 넘게 불교국가로서 이어져 왔지만….

그렇게 조선에 들어와서 불교를 많이도 탄압했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보물의 80%는 불교 문화재이다. 이는 고려시대 때부터 민간 신앙에서 불교는 간단히 버릴 수 없는 생활 신앙으로 자리를 잡았음을 의미한다.

유교! 오늘날까지 우리 정신적 문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한반도로부터 백제가 고대에 전해준 불교보다 많이 늦은 임진왜란 전후에 유교가 집중적으로 전해졌으나 생활문화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이는 유교가 아닌 유학으로 학문으로서만 지도층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우리는 사자(死者)를 어떻게 기억하고 위로하고 있나?
일본은 로봇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독경을 한다는데…. 일본에 오래 살다보면 불교의 윤회관이 있어 다시 돌아온다는 마음에서일까? 죽음을 한국처럼 그리 슬퍼하지 않는다. 혹자는 자연재해가 워낙 많아서 다른 나라보다 죽음을 대하는 마음 자세가 다르다고도 한다.

또 남들과 잘 부딪히지 않으려는 국민성 때문일까? 가정집 주위에 화장한 묘비터가 생겨도 누구하나 데모를 하지 않는다. 요즘은 심지어 도심 한복판에 현대식 큰 건물을 지어서 저렴하게 실내에 조상님을 잘 모시고 자주 찾아뵐 수 있는 환경이 확산되고 있다.

그럼 우리의 유교 문화 속 죽음에 관한 생각은 어떠한가? 아마추어적 필자의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기를 바라며 적어본다. 유교의 창시자 공자는 생전에 사후 세계에 관해서 거의 이야기를 않았다. 우리에게 알려진 한마디는 “내가 이 세상일도 모르는데 저 세상일을 어떻게 알겠느냐”라는 말이다.

그렇다. 유교는 현세를 중요시한 종교이다.(유교가 종교다 아니다 거론 않음) 아직도 우리들 기억 속에 어린 시절에 상주들은 크게 우는 것이 죽은 자에 대한 예의였다. 장례식장에 새로 방문을 하는 사람이 올 때마다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크게 우는 연기를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는 곧 유교적 사고는 죽으면 끝이고 슬픔이라는 생각으로 이르게 한다.

먼 옛날 공자의 제자들은 좀 달랐겠으나 공자가 사후 많은 제자들이 심상(心喪) 3년의 상주 노릇을 했다. 물론 스승과 제자는 혈연관계가 아니라서 예법에 상주 노릇에 대한 규정은 없다. 그래서 마음으로 아버지 상에 상주 노릇하듯 하는 것이 ‘심상’인 것이다. 이것만 놓고 보아도 대단한 정성이겠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간 지극한 유교적? 심상을 실행한 사람이 바로 자공이다. 자공은 스승의 가르침의 은혜에 대한 자신의 보답이 통곡하며 곁을 지킨 3년으로 미흡하다고 생각하여 혼자 다시 3년 동안 상주 노릇을 해서 합 6년을 했다. 이 또한 죽음을 슬픔과 연결 지을 수 있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된다.

★ 다음회 ㅡ ②/2 死者에게 IT문화는 善? 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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