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18〉 되돌아보는 동일본 대지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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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18〉 되돌아보는 동일본 대지진 2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8.03.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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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비행기를 보내어 자국민을 실어 나르고, 한국사람도 너도나도 바삐 떠나가고, 공항은 인산인해…. 냉정하게 질서를 잘지키기로 유명한 일본인들 일부의 사재기는 조금씩 시작되었고 참으로 감당하기에 어려운 큰 시련이 개인들의 삶을 바꾸어 놓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하늘도 무심하시지”라고 한탄도 해봅니다. 일본 열도의 북부지역인지라 지진지역에 눈까지 내리고 있으니… ‘어이할꼬’일본의 지진으로 인한 생명의 위험성을 진단하는 〈황금의 72시간〉이 있습니다. 이는 72시간이 넘어가면 급격히 사망자가 증가한다는 이론입니다. 오늘 TV에는 무사히 90여시간만에 구출되어지는 사람을 보면서 모두가 하늘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정부는 모든 수도권에 순환제 정전 스케줄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1차보고에서처럼 지금 저희가게 매출은 급감하고 있지만 이쪽에 정전은 아직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현 총리 간씨의 지역구라서 정전을 쉽게 시키지 않는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갑자기 일본 열도 전체가 공포에 휩싸여 모든 외부의 식사나 밝은 행사는 줄줄이 취소가 되어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신오오쿠보에서 삼겹살을 중심으로 약5개 정도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있는데 한국사장이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너도나도 다 떠났다 합니다. 그러자 전 영업점을 일시 영업정지하고 사장이 한국으로 급히 출국했다고 소리를 듣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뉴스에는 시시각각으로 전해오는 원전사고가 확대되어지고 있는 어두운 뉴스만 가득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친한 사장 한 분이 모든 직원이 하나둘 한국으로 떠나면서 자기도 일단은 영업정지를 하고 일본의 아랫지방에서 머물다가 상황을 봐가면서 귀국을 검토해야겠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아직은 누구하나 떠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으니 인덕일까요? 우둔한 직원만 두고 있는 오너일까요 ?

그럼 도망가지 않고 동경에 살고있는 일본인과 우리가족은 너무 대책 없이 일본 정부만 믿고 있는 것인지. 돈이 없어 도망을 못가는 것인지. 주위의 한국분들이 너무 민감한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선택이 정확했음을 기도하며….

그러나 일본보다도 한국이나 외국의 미디어가 더더욱 위험이 과대포장 되어서 전해지는 듯한 느낌도 들기도 합니다. 원전에 대한 일반인의 지식이 한계가 있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직은 일본의 뉴스에 신뢰를 보내며 확대 해석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원전을 막기 위한 죽음을 각오한 전문가 사무라이들을 믿고 싶은 마음입니다. 일본 총리인 간씨는 생명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는 그들에게 가미카제 특공대에게 명령을 내리듯 “당신들이 목숨을 걸고 원전에 들어가지 않으면 누가 들어가느냐. 꼭 들어가서 해결하라. 믿는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했습니다. 이럴 때는 그 무서운 일본의 전체주의적 명령을 철저히 지키는 조직체계가 큰 도움이 되고 있음에 안도를 해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20년간 장기거주를 한 나의 마음은 그렇게 간단히 일본을 떠날 수 없는 제2의 고향이란 말이 고착화되어 가고 있음을 이번의 사건을 계기로 다시한번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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