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국립영천호국원 이재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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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국립영천호국원 이재익 원장
  • 국립영천호국원 이재익 원장
  • 승인 2012.03.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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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피격사건’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겨우내 움추렸던 기지개를 켜고 경칩이 지난 오늘, 호국원 진입로 언저리 밭두렁에는 나물 캐는 이웃 아낙네의 모습이 보이고, 길 건너편에는 마지막 꽃샘추위가 춘삼월 평화의 봄을 시샘하듯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아직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지만 호국의 바람은 정녕 따뜻한 기운을 품고 내 뺨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3월이 오면, 잊혀 지지 않는 아니 잊을 수 없는 2010년3월26일 금요일 밤의 ‘천안함 피격사건’. 벌써 금년 2주기를 맞이한다. 현충탑에 올라 잠시 처절했던 당시를 회상해 본다.

온 국민들이 저녁을 먹고 휴식에 잠겨있던 그 시간에 승조원 104명을 태우고 서해 백령도를 지키던 우리의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하여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이 46명이나 전사하였고, 구조과정에서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 뼈아픈 사건을 잊을 수 없다.

그 후에도 북한은 연평도 포격 등 끊임없는 무력도발을 자행해오고 있다. 지금 북한은 작년 김정일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김정은의 3대 세습체제의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이며,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정하여 그 어느 때보다 정세가 급변하고 복잡한 때이다.

또한, 올해 우리나라도 숨 가쁜 정치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있고, 오는 3월26일부터는 세계 53개국이 참가하는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최근 북한의 도발 사례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주로 선거일이나 국제적인 회의에 앞서 빈번히 도발하여 우리의 젊은 군인들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간 것이다. 이런 작금의 안보 상황들을 종합하여 볼 때, 그 어느 시기보다 북한의 도발위험은 한층 더 높아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는 군인만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온 국민이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가지고 하나로 뭉쳐 응집해야만 수호된다는 사실을 지난 역사의 교훈을 통해 보지 않았는가. 우리는 결코 이를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요즈음 일부 비전쟁 세대들의 희박하거나 삐뚤어진 안보관을 볼 때 못내 씁쓸한 표정을 감출수가 없다.

그리하여 국가보훈처에서는 이러한 나라사랑 정신함양과 투철한 안보관 정립하기 위하여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처창설 50주년인 2011년을 보훈의 원년으로 삼고 대국민 ‘선제보훈(先制報勳)’을 주창하여 시행하고 있다. 선제보훈은 국민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자신도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겠다는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함양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올해는 우리의 안보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할 중요한 시기로 그 뜻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기 위하여 온 국민이 나라사랑 정신으로 하나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영남권의 국립묘지인 호국의 성지 국립영천호국원에서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선대께서 보여준 나라사랑 실천자로서의 기개와 용맹, 당시의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기 위하여 지난 2012년2월24일 원내의 ‘충령당 제2관’에 ‘호국안보 갤러리’를 개관하여 6․25전쟁, 월남전쟁, 연평도․천안함 피격 및 해외파병 등 100점의 사진을 시대별로 전시하였고, 찾아오는 많은 학생, 군인 및 참배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천안함 피격 2주기를 맞이하여 같은 장소에 3월5일부터 3월30일까지 ‘천안함용사 안보특별사진전’을 준비하여 당시 생생한 현장사진 20여점을 함께 별도 전시하여 추모하고 있다.

끝으로, 천안함 용사 추모 2주기를 맞이하여 국토방위 수행 중 고귀한 생명을 조국에 바친 46용사의 위훈을 기리고, 그 분들의 숭고한 뜻을 되살려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후손에게 물려 줄 굳건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옷깃을 여미고 46용사의 호국영령 앞에 삼가 머리숙여 명복을 빌며, 부디 호국의 성지에서 영면하시옵소서!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호국의 성지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로서 나부터 더욱 열심히 잘해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며 탑에서 내려왔다. 오늘따라 유난히 하늘이 청명하다.

국립영천호국원 이재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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