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천지, 장백폭포, 용두레우물, 북한식당…

아들과 함께 추억을 쌓은 신년 백두산 일대 여행

2020-01-09     이원석 기자

눈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백두산 북파 천문봉에서 설원 속에 펼쳐진 천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연길에서부터 이어진 겨울왕국, 아침부터 날린 이도백하의 눈발로 인해 가이드조차 오늘 천지 관광을 포기해야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은 터라 기쁨이 더했다.

눈덮인 백두산 천지

영화 ‘백두산’을 관람한 후 다음날 아들에게 “백두산에 특수임무 수행하러 갈래?” 물었더니 바로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이 추운 겨울에 웬 백두산?”이라며 의아해 하는 아내를 설득하고 바로 여행사에 예약을 했다.

연길공항

새벽에 일어나서 대구공항으로 향했다. 지난해 11월 6일 티웨이항공이 대구-연길 노선을 운행하면서 비용이나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다. 그 혜택을 우리도 보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

중/조 국경지대인 두만강

6일 이른 아침에 대구공항을 도착해서 연길공항에 도착한 후 1시간 정도 도문으로 이동해 북한 남양시가 육안으로 보이는 중/조 국경지대인 두만강에 도착했다. 10여 년 전 운이 좋아서 개성관광을 다녀온 터라 북한사람들에 대한 신비감은 다소 덜했지만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북녘 땅을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했다.

용두레우물
해란강

두만강을 보고나서 연변의 중심인 연길로 돌아온 후 다시 북간도의 중심인 용정으로 이동, 용정 지명의 시작점인 용두레우물을 비롯해 차창으로 가곡 선구자의 가사에 나오는 해란강과 일송정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이도백하
장백폭포
온천지대

이도백하로 이동, 호텔에서 온천욕을 한 후 휴식을 취하고 나서 이튿날 백두산 천지에 이어 2,774m 정상에서 쏟아지는 장백폭포와 최고 82℃에서 최저 37℃의 기온을 유지하는 자연온천지대를 관광한 후 연길로 돌아와 류경호텔 1층 류경관에서 공연을 보면서 북한음식으로 식사를 했다.

북한식당

2017년 말 종업원들이 북한으로 철수하면서 영업을 못했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영업을 개시한 것으로 보이며 공연단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애절한 몸짓에 짠함을 느꼈다.

진달래광장

여행 마지막 날, 새벽부터 눈이 펑펑 내렸다. 온 시내가 눈으로 덮인 모습을 보면서 오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연착은 되었지만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어서 진달래광장을 보고 예정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게 대구공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특가상품인 탓에 현지가이드의 옵션과 쇼핑 강요가 관광객들을 부담스럽게 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아들과의 정을 나누면서 백두산 천지의 설경을 감상하고 북한식당에서의 식사와 공연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