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새싹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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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새싹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 이원석 기자
  • 승인 2007.10.30 08: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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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주철 앞에서 1인시위에 돌입한 이상태 위원장

“지금 이 시간에도 태광주철에서 나오는 분진을 마시며 우리 새싹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 태광주철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이상태 창신아파트 운영위원장
29일 오후 2시경 이날 아침 9시부터 망정동 태광주철 앞에서 1인시위에 돌입한 창신아파트 이상태 운영위원장을 만났다.

태광주철 앞 노상에 쳐놓은 천막 주위로 이 위원장을 격려하기 위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듯 공무원과 경찰들이 번갈아가며 찾아왔다.

-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아이들이 쇳가루를 마시며 조금씩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른들이야 죽으면 그만이지만 아무 죄 없는 우리 아이들은 어쩝니까? 연세도 많으신 저분들이 왜 나왔겠습니까?

-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신지요.
-> 사실 지금 몸이 많이 안 좋습니다. 그렇지만 주민들과의 약속도 있고 가만히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될 것 같아서 시위도중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시작했습니다. 주민회의를 통해 전체적인 시위 일정이 잡힐 겁니다.

- 밤에도 텐트에서 주무시나요?
-> 현재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혼자서 시위할 생각입니다. 내 뒤를 바쳐줄 사람이 있으면 상황이 달리질 수도 있습니다. 밤에는 자율방범대에서 천막을 지켜주기로 했습니다.

- 회사와의 마찰은 없었는지.
-> 회사 앞에 천막을 쳤다고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에서 한차례 다녀갔고 한 주민이 회사 정문 앞에 차를 세웠다고 신고해서 또 한 차례 다녀갔습니다. 분진으로 녹슨 피해차량을 회사 앞에 세워두자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아 조만간 주민회의를 통해 결정할 생각입니다.

▲ 녹이 슬어 있는 태광주철 건너편 회사의 스테인리스 출입문
-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요?
-> 아파트 부녀회에서 식사를 챙겨주고 있고 아침부터 주민들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격려차 다녀갔습니다. 방송국과 신문사에서도 자료를 요청하는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 영천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여기를 한번 보십시오.(태광주철 맞은 편 공장의 스테인리스로 만든 출입문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새로 만든 지 얼마 안 된 문입니다. 오죽하면 좀처럼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에 이렇게 녹이 슬었겠습니까? 청솔아파트 103동에서 보면 원래 파란색이었던 태광주철의 지붕이 빨간 색으로 완전히 변해 있습니다. 이런 오염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시겠습니까? 아니면 깨끗하고 살기 좋은 환경을 물려주시겠습니까? 참다못한 주민들이 이사를 가려고 해도 집이 나가지 않습니다. 이 사태는 비단 창신‧청솔아파트 주민들의 문제가 아닌 영천시 전체의 문제입니다. 영천시민 여러분! 저희들에게 힘을 실어주십시오.

▲ 청솔아파트 103동 7층에서 본 태광주철 지붕. 원래는 파란색이었는데 붉은색으로 변했다.
환경오염으로 임한 미래의 죽음에 항의하며 상복을 입고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과 반대편에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회사 직원들. 끝없는 평행선을 향한 달음질을 멈추고 원만한 해결을 할 수 있는 해법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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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기자 2007-10-30 22:02:17
이 기사는 수원 현대방송(www.hbstv.co.kr)에도 탑기사로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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