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듣도 보도 못한 콘텐츠 이용료 198만원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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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듣도 보도 못한 콘텐츠 이용료 198만원 청구
  • 이원석 기자
  • 승인 2021.08.18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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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오후 14:37분 4,000다이아(리니지M) 콘텐츠 이용료 110,000만원이 결제되었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이어서 110,000원 5건, 33,000원 10건이 추가되면서 총 16건, 990,000만원이 되었다.

‘이상한 사람들이 해킹하려는 모양’이라며 무시하고 있었는데 18:40부터 KT에서 정보이용료 초과사용 문자가 연이어 도착했는데 950,000원까지 올라갔다.

느낌이 이상해서 KT 114로 문의했더니 ㈜엔씨소프트로부터 리니지M 관련 구매라고 했다. 리니지인지 라니지인지도 모를 정도로 게임에 문외한인데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안내원이 문자로 보내준 방법으로 구글 사이트에 들어가서 예산을 100원으로 조정하고 나름 환불요청을 했다. 다음날 구매내역에 보니 금액 앞에 ‘-’가 붙어있어서 ‘환불 되었구나’ 생각하고 잊어버렸다.

8월 2일 15:38분 또다시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110,000원 9건, 990,000원에서 멈췄다. 구글 플레이 결제취소 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최소인원이 근무한다면서 사이트로 문의하라는 안내방송만 나올 뿐이었다.

구글 비밀번호 변경과 2단계 인증 설정을 한 후 통신사로 전화해 콘텐츠 이용료 한도를 0원으로 바꾸고 포털사이트 검색을 하니 예상외로 피해자가 엄청 많았다. 환불받았다는 경험담을 읽어보고 양식에 맞춰 25건 198,000만원에 대한 환불요청을 했다.

주문일자, 폰 번호, g로 시작하는 주문번호 40자리를 25건 입력하느라 힘들게 신청하고 처리기간이 12일이라고 하니 기다리면 되겠다는 생각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8월 14일까지 매일 메일을 확인했으나 연락이 없다가 15일 새벽에 메일이 도착했다. 답변은 ‘신고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서 환불해줄 수 없다’였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듣도 보도 못한 게임 콘텐츠 사기로 2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피해본다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었다.

7월 12일건과 8월 2일건으로 나누어서 다시 신고하고 다른 피해자들의 경험을 검색하니 사이트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콜백과 채팅, 메일로 문의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을 알았다. 이른 시간이라 콜백과 채팅은 안되고 메일만 가능해 구구절절 사연을 남겨놓았다. 다음날 메일을 확인하니 상담원의 답변이 와있었다. 다시 12일을 기다리라고 했다.

구글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25건 모두 환불된 걸로 나타났다. 통신사에 전화하니 구글로부터 환불처리 되었지만 입금까지는 1, 2주가 걸린다며 그때쯤 연락을 해달라고 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말로만 듣던 해킹이 이런 거구나. 나름 PC나 모바일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나도 이렇게 힘든데 PC나 스마트폰을 가까이 하지 않는 분들이 당하면 해결책이 잘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의 복잡한 환불절차도 문제지만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통신사의 콘텐츠 이용료 한도를 낮추고 사용하지 않는 구글 이메일 정리와 비밀번호 변경, 2단계 인증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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