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19 잘 닦여진 임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풍광에 도취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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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19 잘 닦여진 임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풍광에 도취된 하루
  • 이원석 기자
  • 승인 2021.04.2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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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면 용화리~삼매리~화북면 공덕리~오산리~화남면 죽곡리~사천리

오전 09:50분에 영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자양1번 시내버스를 타고 30여분 지나면 도착하는 용화리는 기룡산 계곡에 위치하고 있으며 용이 승천한 곳이라고 해 마을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공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이다.

자양면 용화리는 해발 960m인 기룡산에 발한 여러 산맥 중 특히 정남으로 뻗은 지맥이 갑자기 낮아져 좁은 협곡을 형성하고 역시 이 산에서 발한 계천(溪川)과 서편 시루봉에서 발한 계천이 마을 위에서 합수되어 마을 중앙을 흐르고 있어 계곡 좌우에는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용화리 임도 입구
용화리 임도 입구

마을에서 조금 남으로 내려가면 영천댐의 물이 넘실거리면서 더욱 주위를 아름답게 하고 있다. 산자수명하고 아담한 분지로 예부터 사람이 살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다.

너덜바위
너덜바위

용화리 입구에서 화남면 사천리까지 임도를 따라 가다보면 중간에 임고면 삼매2리(매곡마을), 화북면 공덕리, 오산리, 화남면 죽곡리로 내려갈 수도 있다.

용화리 입구 기점으로 사천리까지 거리는 12km이며 묘각사까지 5km, 삼매2리 갈림길 4km, 공덕리 갈림길 7km, 오산리 갈림길 8km, 죽곡리 갈림길 9km이다.

다소 무더운 날씨였지만 잘 닦여진 길에 조금씩 변화가 있는 자연의 모습에 도취되다보니 지루한 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중간에 오산리 임도를 따라 마을로 내려가니 해천지 아래로 휴경지가 많았다. 산짐승들 탓도 있겠지만 시골 인구가 줄어들면서 이러다간 몇 십 년 후엔 자칫 사람보다 짐승들이 주인인 마을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여유롭게 걸으면 3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사천2리 노방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노방마을로 내려오니 기묘사화 때 황해도 찰방을 버리고 영천으로 이거한 안우곤(安愚坤) 선생의 재사인 학송재(鶴松齋)가 보였다.

오산리 해천지
오산리 해천지
오산리
오산리

사천리는 기룡산맥이 서남을 뻗어오는 끝에 구릉지가 형성되고 고현천 굽이치는 맑은 물이 마을 앞 언덕을 감돌아 흐른다. 동남간으로 펼쳐지는 넓은 들은 이 마을의 곡창지대를 형성하며 개울가의 묵은 숲은 넓은 공지와 여름의 녹음을 조성하고 있다.

휴경지
휴경지

노방(老方)마을은 백연(白淵)이라는 분이 약 430년 전 처음 개척해 마을 위치가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다 해 마을 이름을 늘바우라고 불러왔다. 얼마 후 김치해(金致海)라는 사람이 노방(老方)이라고 한자음으로 고쳤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해 사천2리가 되었으며 순흥안씨(順興安氏)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마을은 6·25때 인민군의 마지막 보루였던 자리로 14일간 뒷산에서 치열한 싸움이 있었다. 국군 8사단의 1개 대대가 포위당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깊은 마을에 있는 노방지는 만수면적이 약 3만평이라는 중형저수지이다. 이 저수지의 물로 사천 주민들이 농사를 지었을 터인데 앞쪽에 ‘노방제증축정규목유공비(老坊堤增築丁奎穆有功碑)’가 세워진 것으로 보아 증축할 때 이 분의 도움이 매우 컸던 것 같다.

학송재
학송재

사천1리 국도변에 있는 정려각(旌閭閣)은 정억 선생의 효행을 기려 나라에서 내린 것이다. 정억은 천성이 지효해 어버이의 뜻이면 무엇이든지 하고, 병든 어버이의 변을 맛보아 쓰면 걱정 없고 달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사실로서 병의 치유, 불치를 판가름하고, 겨울에 생고기회를 원하기에 개울에 가서 하늘보고 기도하고 큰소리로 우니 큰 고기가 튀어나왔다는 전설이 있다.

돌아가심에 시묘살이 한즉 호랑이가 와서 도와주고, 임란이 나 외적들이 침입했으나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천성이 효자라는 사실을 선조임금이 듣고 정려각을 하사했으며 그 자손들이 일부 세거해 오고 있다.

노방저수지
노방저수지
노방제증축정규목유공비
노방제증축정규목유공비

개울을 건너 멀리 보이는 기암절벽 양각소는 그 광경이 아름답고 넓은 들과 편리한 교통은 예부터 사람살기에 편리하고 또 이곳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행적들도 많은 곳이다.

정억 정려각
정억 정려각

한편, 대구에서 왔다는 50대 여자 등산객은 “전날 기룡산을 등반한 후 탑골에서 야영했는데 너무 아름다운 풍광에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하루 더 산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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