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 17 정치인들에게 귀감 되는 영천시 완산보 유공비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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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 17 정치인들에게 귀감 되는 영천시 완산보 유공비 3기
  • 이원석 기자
  • 승인 2021.03.31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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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 부당한 세금 면제토록 해준 은혜 감사해요”
강영서 영천군수, 이중하 경상도선무사, 유학 성학진

안완산마을에서 금강산성으로 가는 길인 완산신보 가장자리에 영천을 위해 선정을 베푼 유공비석 3개가 가지런히 세워져 있다.

하나는 통정대부 강영서 선정비(通政大夫 姜永瑞 善政碑)이고 또 하나는 선무사 이중하 송덕비(宣撫使 李重夏 頌德碑)이며 또 다른 하나는 1900년도 경 지금의 도동에 새못을 축조해 풍년농사에 기여한 것으로 유학 성학진 수세 유공비(幼學 成鶴鎭 水稅 有功碑)이다.

원래 금노동 담안마을 비각에 세워져 있다가 사라호 태풍으로 비각이 도괴되어 거리에 버려진 것을 성학진의 후손이 1978년 완산보 둑으로 옮겨 세운 것으로 4대강사업으로 유실위기에 처한 것을 2012년 4월 정상용 전 완산동장이 이곳에 옮겨놓은 것이다.

3기 모두 낼 의무가 없는 세금을 억지로 덮어씌우는 것을 바로잡고 면제토록 힘쓴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강영서(姜永瑞, 1840~1917)는 안동 출신으로 본관 진주(晉州), 자는 여견(汝見), 호는 화봉(華峯)이며 1899년 8월부터 1900년 12월까지 영천군수로 재임했다.

완산신보

조선 말기의 문신인 이중하(李重夏, 1846~1917)는 경기 양평 출신으로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후경(厚卿), 호는 규당(圭堂)이며, 동학운동이 일어나자 경상도선무사로 파견되어 진압과 세금 탕감에 앞장섰고 2011년 외교통상부 선정 우리 외교를 빛낸 인물로 선정된바 있다.

성학진(成學鎭, 1845~1907)은 영천 출신으로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서우(瑞羽), 호는 맥옹(麥翁)이며 영천 도동에 새못을 축조하고 주남들을 수리안전답으로 만들어 풍년농사에 기여했다.

通政大夫 姜侯 永瑞 善政碑(통정대부 강후 영서 선정비)

慾浪橫流(욕랑횡류) 욕망의 물결 천하를 비껴 흐르는데

公塞其源(공색기원) 공께서는 그 근원을 막으셨네

明決䓁(等)訴(명결등소) 여러 사람이 올린 하소연을 명쾌하게 처결하니

宮監逃奔(궁감도분) 궁감이 달아났네

積崴爲瘼(적외위막) (공이) 쌓이고 높음이 (오히려) 병이 되었지만

一場伸冤(일장신원) 한 마당 원통함을 풀었구나

猗歟侯德(의여후덕) 아! 아름다워라 군수님의 덕이여

百世難諼(백세난훤) 백세를 잊기 어려우리

* 宮監(궁감) : 예전에, 세금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각 궁에서 보내던 사람을 이르던 말

宣撫使 李公 重夏 頌德碑(선무사 이공 중하 송덕비)

宮田勒稅(궁전늑세) 궁전(집과 밭)의 세금 내기를 다그치니

寔繁掊克(식번부극) 이에 부극(백성들의 재물을 강제로 착취하는 간신배)이 번성하도다

使節南指(사절남지) 사신의 부절이 남쪽을 가리키니

宣上威德(선상위덕) 임금님의 위엄과 덕을 떨치는도다

積瘼打疂(적막타첩) 오래 묵은 병폐를 연달아 타파함에

不動聲色(부동성색) 목소리와 얼굴색은 움직임이 없었네

永民報功(영민보공) 영원히 백성들이 (공의)공적을 갚고자

石語千億(석어천억) 돌 말(돌에 새긴 글)은 천억이로세

幼學 成學鎭 水稅 有功碑(유학 성학진 수세 유공비)

直到長沙(직도장사) 곧바로 선무사가 머물고 있는 감영까지 가는데

不斂分錢(불렴분전) 한 푼의 비용도 거두지 않고

訟寃撫使(송원무사) 선무사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함에

啓達蒙蠲(계달몽견) 조정에 장계를 올려 세금의 탕감함을 입었네

八里農民(팔리농민) 여덟 마을의 농민들이

安堵息肩(안도식견) 마음 놓고 편안히 살게 되었으니

一片石面(일편석면) 한 조각 비면에 새겨

豊功永傳(풍공영전) 풍성한 공로를 영원히 전하고자 하네

지난 2013년 6월 13일 서울에서 이중하 선무사의 증손자 이규청(88)씨 부부가 증조부를 송축한 비를 보기 위해서 영천을 찾았을 때 정상용 전 완산동장과 동행해 멀리서 방문한 손님들을 만났다.

당시 선무사 이중하의 증손자인 이규청씨는 “증조부를 기리는 비 중 지금까지 찾은 것이 전국에 13기가 있는데 영천에 선조의 송덕비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당시 백성들과 정상용 면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었다.

120여 년 전 영천지역 백성들을 위해 혹독한 세금을 감면해준 공로로 대대손손 감사와 칭송을 받고 있는 세 분의 선행을 통해 업무 관련 부동산 투기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이 시대 공직자들이 배우고 느껴야 할 점이 많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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