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 16 팔공산둘레길 10~12구간 치산마을~은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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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 16 팔공산둘레길 10~12구간 치산마을~은해사
  • 이원석 기자
  • 승인 2021.01.07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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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서원, 은점광산, 부귀사, 거조사, 은해사 등 문화재여행
자동차 2대로 일찍 출발하면 둘레길 영천구간 종주 하루에도 가능할 듯

대구·경북이 상생협력으로 추진한 팔공산둘레길은 팔공산에 접한 영천시, 경산시, 칠곡군, 군위군, 대구시 동구 등 5개 시·군·구 108km에 걸쳐 조성되었다.

영천시 구간은 25.1km(신녕면 치산마을~부귀사~청통면 신원리캠핑장~은해사~경산시 경계)로 전체 노선 중 23%를 차지한다.

팔공산둘레길 16구간 중 영천을 통과하는 구간은 10~13구간이다. 일전에 다녀온 13구간(은해사~약사암 입구)에 이어 10구간(치산마을~부귀사), 11구간(부귀사~신원리 캠핑장), 12구간(신원리 캠핑장~은해사)을 걷기로 했다.

보수공사중인 귀천서원
보수공사중인 귀천서원

팔공산둘레길은 제주올레길과 달리 대중교통 연결성이 많이 떨어진다. 종주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2대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홀로 산행이어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은 정보로 영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08:00에 출발하는 치산마을행 271번 버스를 영천시청 오거리에서 탑승했다.

오라저수지
오라저수지

09:00 조금 못되어 치산마을에 도착해 배낭을 고쳐매고 10구간 트레킹에 나섰다. 둘레길을 걷는 동안 사람 한 명 못 만났지만 겨울 산행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안내판과 리본이 불편함 없이 보수공사 중인 귀천서원과 얼음 얼기 전의 오라저수지, 숲길, 옹달샘, 폭포, 계곡물, 은점광산 등을 감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귀천서원(龜川書院)은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집해 영남 지역에서 큰 공을 세운 백운재(白雲齋) 권응수(1546~1608년) 장군과 임계(林溪) 조경온(曺景溫)을 배향한 서원으로 조선 1676년(숙종 2)에 창건돼 1685년(숙종 11)에 사액됐으며 일명 경덕사(敬德寺)라고도 한다.

폭포
폭포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23년 복설했다. 서원 및 주변 보수공사가 2020년 6월 10일부터 12월 6일까지 계획되어 있지만 늦어지는 모양이다.

은점광산
은점광산

팔공산의 광산 개발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영천 청통·신녕면 일부를 영역으로 했던 이지현에서 그때 벌써 은이 생산되었다는데 한때 ‘은소(銀所)’라 불리기도 했다는 신녕 왕산리 계곡에는 지금도 '은점'이라는 지명이 남아있다. 그 은점광산에서는 그 후 고령토도 생산됐으며, 인접 청통에서는 석천광산, 구정광산 등이 개발돼 금·은·구리·납이 채굴됐다고 한다.

부귀사(富貴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로 서기 591년(불기 1135년 신라 진평왕 13)에 혜림대사(신라 진평왕 당시 대승경전에 조예가 깊었고 중생을 널리 교화함)가 창건한 고찰로서 고려 때는 보조국사 지눌이 주석했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1764년(영조 40)에 종각중수를 시작으로 1804년(순조 4)에도 종각을 중수했다.

신도들의 시주로 1871년(고종 8)부터 1873년까지 중수를 완료했으나 조선시대말에 화재로 인해 대부분 전소, 1882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 중건했다.

부귀사는 산부수귀(山富水貴)에서 명명되었듯이 산이 좋고 귀한 약수가 있는 청정지역에 위치한 아미타불을 모신 도량이며 현재 연, 후불탱화, 법고, 배례석, 종각중수기(1764), 부귀사게판기(1804), 부귀사중수기(1873) 등 많은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치산마을에서 부귀사까지 이어지는 10구간은 7.7km로 천천히 걸어도 2시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었다.

부귀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1구간으로 합류했다. 11구간은 부귀사에서 신원리캠핑장까지 5km이다. 부귀사 왼쪽 산길을 따라 올라가서 능선으로 합류하면 무난하게 완주할 수 있다.

신원리 불호당
신원리 불호당

거조사에 잠시 들렀다가 신원리캠핑장에 도달한 후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때 시간이 14:00 정도라서 12구간을 마저 걷고 싶은 마음과 초행길이라서 혹시라도 길을 잘못들 수도 있는데 해가 빠지면 자칫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고민이 생겼다.

거조사
거조사
거조사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신원리경로당으로 돌아 나와서 14:45경 220-2번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신원리 캠핑장
신원리 캠핑장

언젠가부터 매년 1월 1일에 실시하던 신년트레킹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가까운 팔공산으로 가기로 했다. 대구에 살고 있는 친구와 은해사 주차장에서 만나 자동차 1대를 세워두고 1대는 거조사로 향했다. 지난번에 남겨둔 둘레길 12구간을 마저 돌기로 했다.

거조사 입구 공터와 주변에 평소보다 많은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이날은 코로나19로 인한 시대 상황이 좋지 않아서 가까운 곳을 찾는 등산객들과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팔공산이나 은해사에 많이 찾아온 듯했다.

거조사에서 신원리캠핑장을 거쳐 묘봉암, 은해사로 이어지는 적당한 산행은 2021년 첫날을 기분 좋게 해주었다.

운부고개

신원리캠핑장을 지나서 만나는 과수원에서 등산객과의 마찰이 자주 일어난다고 들었는데 보완을 잘했는지 팻말과 리본만 따라가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묘봉암

묘봉암은 833년(흥덕왕 8) 심지(心地)왕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그 뒤 오랫동안 관음기도처와 수행처로 전승되어 오다가 1485년(성종 16)에 죽청(竹淸)과 의찬(義贊)이 중창하였고 1780년(정조 4)에 다시 중창했으며, 최근에 6·25사변 당시 폐사된 것을 법운(法雲)스님이 중수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묘봉암 원통전

관음기도와 신신기도처로 유명하고 과거에는 나라에 큰일이 있거나 큰절에 행사가 있을 때에는 은해사 대중스님들이 모두 올라와서 산신기도를 올렸다고 전해지며, 산령각 옆 석간수는 불치의 병도 낳게 한다는 신비의 약수로 유명하다.

원통전은 과거 석굴에서 기도를 해왔던 곳으로 석굴 위에 건물을 지은 것이다. 높이가 매우 높아 정사각형의 모양에 가까운데 이는 내부에 큰 돌이 뻗어 있어 그 아래에 관세음보살상을 안치하고, 왼쪽 위에 2층을 만들어 석가모니불을 봉안했기 때문이다. 은해사의 산내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절이기도 하다.

은해사 보화루
은해사 보화루
은해사
은해사

도상거리 28.4km인 팔공산 둘레길 영천구간은 자동차 2대로 일찍 출발하면 10구간 치산마을에서 13구간 약사암 입구까지 하루에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팔공산 둘레길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아쉬운 목소리가 많이 들리지만 영천 구간 만큼은 아주 정비가 잘되어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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