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7 영천 근대역사길 ‘시대상 반영하며 금호강은 흐른다’
상태바
〔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7 영천 근대역사길 ‘시대상 반영하며 금호강은 흐른다’
  • 이원석 기자
  • 승인 2020.09.12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신애ㆍ하근찬ㆍ이응호징검다리, 신녕천 고향의강…
강물, 돌다리, 폐철길, 벽화, 교량, 바람소리 등

영천의 역사문화탐방로 중 근대역사길은 일제 강점기 한국인의 비극적인 모습 등 여성 리얼리즘을 표현한 소설가 백신애와 향토성이 짙은 농촌을 배경으로 농민들이 겪는 민족적 수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하근찬, 일제 강점기에 시대를 반영한 작사가로 알려진 영천출신 왕평 이응호 등의 넋을 기리기 위한 징검다리를 토대로 짜여졌다.

금호강
금호강

호연정 아래 거북바위를 출발해 백신애징검다리, 하근찬징검다리, 구 대구선 폐철길, 영양교를 거쳐 신녕천 고향의강으로 이어지며 거리는 2.36km이다. 고향의 강에서 1.38km 떨어진 이응호징검다리와 구화룡교를 돌아오는 원점회귀코스를 택하면 6.5km 정도로 쉬엄쉬엄 걷기에 좋았다.

백신애징검다리
백신애징검다리

백신애는 1920년대 여성운동가로 1930년대에는 작가로서 그 시대를 격렬하게 살아왔으며,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겪는 고통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작품을 남겼다. 대표적인 소설로 ‘적빈’, ‘꺼래이’(일제 강점기 러시아인이 조선인을 낮춰 부르는 말), ‘채색교’, ‘악부자’ 등이 있다.

백신애징검다리
백신애징검다리

영천에 살던 1929년 박계화란 필명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의 어머니’가 1등으로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8년에는 영천시민운동장 근처에 백신애문학비가 건립되어 영천시립도서관으로 이전했다. 탄생지인 창구동 68번지 일대에는 백신애길이 자리 잡고 있다.

하근찬징검다리
하근찬징검다리

하근찬은 1931년 10월 21일 영천시 금노동에서 태어났으며 1957년 단편소설 ‘수난이대’로 등단했다. 대표작으로는 ‘수난이대’(국어교과서 수록), ‘나룻배이야기’, ‘흰종이수염’, ‘왕릉과 주둔군’, ‘일본군’ 등이 있다. 유품은 초기 간행물, 도서, 개인유품, 사진 등 100여점이다. 유품들은 영천시립도서관에 비치해 시민들에게 공개되며, 작가의 생애를 알아볼 수 있다.

구터마을
구터마을
구터마을
구터마을
구터마을 새마을구판장
구터마을 새마을구판장

영천여고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 폐철길은 일제강점기 영천 역사를 배경으로 한 근현대史의 길로, 중앙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폐선된 철길을 활용한 탐방로이다.

폐철길
폐철길

폐철길을 따라 걷다보면 우측에는 일제 강점기의 시대를 반영한 왕평 이응호, 백신애, 하근찬 예술인들의 삶과 작품들이 대형 안내판에 설치되어 있어 중요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향의 강은 각 지역별로 지역색과 테마를 입혀서 디자인되었다. 꽃광장과 주차장, 음수대, 분수광장, 소공연장, 징검다리, 별빛개울, 메타세콰이어산책로 등으로 수변에 잘 조성된 공원은 총연장 약 1.3~4km 정도 된다.

이응호징검다리
이응호징검다리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효시인 ‘황성옛터’ 노랫말을 지은 왕평 이응호는 1908년 영천시 성내동에서 태어나 유년시절(5-7세)을 보냈으며 일제강점기에 ‘황성옛터’, ‘대한팔경’, ‘비단장사 왕서방’ 등의 노랫말을 작곡해 나라 잃은 민족의 애환을 달랬으며, 작사가, 극작가, 연극, 영화배우로 맹활약하다 32세의 짧은 생을 무대 위에서 마감했다.

이응호징검다리
이응호징검다리

영천시는 지역출신 왕평 선생의 얼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왕평가요제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신인가수 등용문으로 그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영천문화원 내에 그의 노랫말 비도 세워져 있다.

구 화룡교
구 화룡교

구 화룡교는 1929년경에 영천-군위 간 28번 국도상에 건립된 교량(폭 4.7m, 길이 108m)으로 8개의 철근콘크리트 교각위에 각각 3개의 티형 보를 가설해 상판을 지지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근대 교량의 축조기술을 잘 보여주고 있는 시설물로 교량사적 지역사적 가치가 있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으며 바로 옆에 새로 건립된 화룡교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강물, 돌다리, 폐철길, 벽화, 교량, 바람소리 등 자연을 친구삼아 영천의 근현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할 말이 많은 듯한 과거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은 현재의 영천이 공존하는 금호강은 오늘도 세월 속에서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