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66 - 신사(神社)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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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66 - 신사(神社) 이야기 (3)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20.06.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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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사를 들여다보면 원시적 신앙임은 설명이 더 필요하지 않다. 도리이(鳥居)는 신사 입구에 있는 것으로서 신의 영역과 인간이 사는 속세를 구획하는 것이며, 신사 경내의 입구 ‘문’이다. 이 도리이(鳥居)를 걸어 들어가며 궁(宮, 미야)을 알아보자.

▶ 신사의 종류

▮궁(宮, 미야)

신사로서의 궁(宮)은 신궁과 제일 비슷하다 하겠다. 신도(神道)에서 규정된 두 번째 높은 격으로 신궁 다음의 사호(社号)에 해당한다. 모시는 신의 대상도 당연히 틀린다. 신궁이 천황이나 천황의 조상신을 제사를 드리는 반면에 궁(宮)은 천황이나 황실과의 깊은 관계가 있었던 높은 지위의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

궁(宮)이라 함은 중국, 한국, 일본 등 확대된 아시아적 어원은 왕, 천황, 황족 등 귀인이 거주하는 장소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한국에는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등이 있다. 현대에 와서도 대통령 관저도 대통령 궁(宮)이라 부르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러시아의 크렘린궁, 프랑스의 엘리제궁으로 번역되어 친숙하게 쓰고 있다.

일본의 신사 종류 속 대표적인 궁 사호(社号)로는 수도권 가나가와겐에 있고 메이지 천황이 만든 가마쿠라궁(鎌倉宮)으로 모시는 신으로는 모리나가 친왕(護良親王)이다. 혈통은 황족으로서 고다이고(後醍醐) 제96대 천황의 복잡한 1(?), 3(?)째 설이 있는 왕자였다.

시즈오카겐(静岡県)의 이이노야궁(井伊谷宮)에 모시는 신은 무네요시 친왕(宗良親王)이다. 혈통은 황족으로서 고다이고(後醍醐) 제96대 천황의 4째 왕자였다.

후쿠오카겐(福岡県)의 스이덴궁(水天宮)에 모시는 신은 제81대 안도쿠 천황(安徳天皇)과 天之御中主神, 高倉平中宮 등 다른 신들도 모신다.

유명 관광지인 도치기겐 닛코의 도우쇼궁(東照宮)에 모시는 신으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 쇼군이다. 필자도 방문한 적이 있으나 다른 신사와는 다르게 미술관, 보물관 등 여러 시설이 있었다. 넓은 면적과 비가 많이 내리고 온난한 기후라 약 50미터나 되는 삼(杉)나무가 좌우로 늘어서 압도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도우쇼궁(東照宮)은 약 260년간 평화를 지켜온 에도시대를 낳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상징 그 자체였다. 그의 사후 조선통신사들이 갔을 때 에도막부는 겁박을 하면서까지 도우쇼궁(東照宮)에 예를 갖추어 참배하게 하였다.

이렇듯 궁(宮)은 신궁 못지않은 격을 갖춘 사호(社号)로서 자리매김을 하는 신도의 귀한 신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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