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63 - 질서의 유전자,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상태바
박정석의 도쿄통신 63 - 질서의 유전자,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20.05.11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집 주위의 자그만한 공원을 아침에 찾았다. 저쪽 골목에서 귀요미들의 재잘거림이 들려온다. 주위의 일본 유치원이나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자주 데리고 나오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보고 느낀다. 늘~ 느낀다. 그리고 늘~ 생각한다. 日本 어린아이들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질서정연한 모습에서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어디에서 시작이 되었을까?

나는 거기에서 일본의 문화를 찾고 싶어지기에 눈에 힘을 주고 그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골목을 통하여 오면서도 누구 하나 이탈하지 않고 서로가 손을 잡으며 질서정연~

공원에 와서도 선생님의 지도 속에 누구 하나 한눈팔지 않고 주의 사항을 듣고 함께 맨손 체조를 한다.

내가 벤치에 앉아 다정한 시선으로 사진을 찍자 여선생님이 다가와 자기 이름을 이야기하며 공손히 인사를 한다.

“~유치원 이름은 ○○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좀 시끄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 “아이들이 참 귀엽네요” 나도 덕담(?)의 인사를 했다.

그냥 공원에 산책을 나온 나에게 유치원 선생님이 이러한 인사가 필요한가 생각해보았다. 이것은 일본인 그들만의 보일듯 말듯, 느낄듯 말듯한 인사 문화이다. 혹시나 조용히 있고 싶은 공원 산책에 방해가 되지 않겠나~ 는 작은 미안함으로 인사를 한 것이다.

아이들의 맨손 체조가 끝나자 선생님이 이젠 마음껏 놀아도 된다고 한다. 귀여운 아이들은 일시에 참새 무리가 일시에 지지배배하며 놀다가 나무에서 퍼져 날아오르듯 작은 공원의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간다. 캬~ 캬~ 와~.

너무나 아름다운 질서정연한 모습은 기계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필요 이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유치원 선생님이 내게 건넨 아름다운 인사…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으로 나는 눈가의 꼬리가, 주름이 늘어가는 입가 꼬리마저도 올려주었다. 이는 동양적 공자의 유교문화라 할 수 없는 또 다른 작은 것이 아름다운 일본의 그것이다.

일본인! 그들의 질서정연함과 작은 배려의 인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나온 달걀인지? 오랫동안 부모로부터 가르침 받으며 계승되어 온 닭인지 오늘도 헛갈리는 기분 좋은 아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