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본사~관봉 석조여래좌상~관암사~약사암~선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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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본사~관봉 석조여래좌상~관암사~약사암~선본사
  • 이원석 기자
  • 승인 2020.02.03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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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진한 기도로 소원성취’ 팔공산 갓바위 원점회귀 산행

온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난리다. 이런 추세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활동도 극도로 위축될 것 같다. 햇살이 따스한 날 더 늦기 전에 팔공산 갓바위(관봉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431호)로 산행을 떠나기로 했다.

팔공산도립공원 경산시 와촌면 선본사 쪽에서 출발해 정상에 올랐다가 대구시 동구 능성동 관암사로 넘어간 후 다시 정상으로 올라와 약사암 쪽으로 내려가기로 코스로 정했다.

주말인 까닭에 차량이 많아 제2주차장에 주차하고 쉬엄쉬엄 걸어가면서 선본사를 둘러보고 산행 입구에 도착하니 20분 정도가 걸렸다. 하양에서 803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시간과 거리를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극정성으로 기도하면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당신의 소원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원근각처에서 찾아와서 정상을 향하여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바람이 소원을 빌고 복을 받기 위함이겠지’ 생각하며 인파에 묻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점심은 절에서 먹기로 했다. 아주 오래전에 먹어본 기억이 있었는데 맛은 그다지 없었던 것 같지만 세월이 흘렀으니까 요즘은 어떤지 궁금했다. 갓바위 밑 절의 대중공양간으로 들어가 줄을 서서 차례대로 먹을 만큼 밥을 펐다.

배가 고파서 밥을 많이 담았는데 금세 후회했다. 짠 간장에 싱거운 시래기국으로 이 많은 밥을 어떻게 다 먹을까 고민하는데 옆에 앉았던 단체로 온 아주머니들 중 한 분이 안쓰러워 보였던지 비벼 먹어보라면서 김 볶음을 주셨다. 간단한 반찬 한 가지에 음식 맛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한라봉 간식까지 얻어먹고 나서 포만감을 느끼면서 산행을 계속했다.

갓바위 부처 앞에는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상에 오르는 정성이면 무슨 일을 해도 잘할 수 있을테지. 대구 쪽으로 넘어가는 길은 와촌 쪽보다 훨씬 가팔랐다. 다시 돌아와야 될 길이라서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수려한 경치를 감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갔다.

느릅나무 연리목
느릅나무 연리목

1km 남짓 내려가니 대구시 전통사찰 제11호인 관암사가 자리했다. 신라 때 조성되었다가 조선 때 폐사의 아픔을 겪은 후 2010년 5월 중창불사를 마쳐 현재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관암사
관암사

1년 365일 연중 찾는 명소를 상징하는 1,365개의 돌계단 설명이 재미있었다. 계단이 많아서 종아리에 많은 힘이 들어간다는 느낌이 있었고 실제로 와촌 쪽보다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많이 무거워 보였다.

정상 바로 아래쪽에 약사암으로 가는 산길이 보였다. 같은 길을 다시 걷는 것보다는 새로운 길을 가고 싶어서 약사암으로 향했다. 내리막길이라서 발걸음이 가벼웠고 자연을 느끼기에 좋았다.

삼천불전이 유명한 약사암의 주차장 쪽으로 해서 팔공산을 찾아오는 이들도 많은 듯했다. 약사암에서 선본사까지 17분 걸린다는 팻말이 있었지만 관봉에서 약사암까지 30여 분, 약사암에서 선본사까지도 30여 분 정도로 실제로는 소요시간이 훨씬 더 필요했다.

선본사
선본사

가벼운 등산으로 생각했는데 4시간 9분 동안 8.5km를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땀을 흘리고 종아리가 당겼지만 즐거웠던 나홀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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