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46> 천황(天皇), 일왕(日王), 일본국왕(日本国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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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46> 천황(天皇), 일왕(日王), 일본국왕(日本国王)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9.06.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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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일본의 <천황>을 <천황>이라 부르지 않겠다고 작심까지 하면서 그 고유명사를 이용하지 않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아직도 생생히 살아서 대한민국의 의식을 흔드는 식민지배를 당했다 라는 이유가 제일 클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꼭 식민지배 만의 문제가 아니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국민성도 크게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시각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지구상에서 고유명사인 천황을 천황이라 부르고 싶지 않은 국가는 큰 두나라가 더 있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다름아닌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세계 2차대전때 진주만을 습격당했다. 그리고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핵폭탄 두 개를 떨어트려 일본을 완전 무릎을 꿇렸다. 또 일본의 신격화된 천황을 미국이, 맥아더가 인간선언을 하게 만들었다.

- 천황의 인간선언 -

짐과 국민사이의 유대는 상호 신뢰와 경애로 묶여지는 것이지 단순히 신화와 전설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천황을 신(현어신 아라히토가미)으로 하고 또 다른 일본 국민을 다른 민족보다 우월한 민족이라 하며 나아가 세계를 지배할 운명을 가진다는 가공의 관념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도 아니다.(1946. 1. 1)

중국은 어떠한가? 남경 대학살은 약 30만명에 이른다고 역사학자들은 인정한다. 그리고 천황이란 이름도 중국 고대 전설상에서 가져오지 않았던가.
ㆍ천황(天皇, 하늘을 관장하는 신),
ㆍ지황(地皇,땅을 관장하는 신),
ㆍ태황(泰皇, 땅과 하늘사이를 관장하는 신)

그러나 대한민국은 전쟁도 치르지도 않고 36년간 나라를 갖다바친 국가다. 그러면서도 반성보다는 남탓을 너무 많이 하는 국민성이 아닌가 돌아봐야 한다. 물론 일본의 식민지 만행은 누가봐도 용서할 수 없다.

이러한 외국의 역사적 배경이 존재함에도 유독 대한민국만, 극일을 못한 입장에서 철저히 무시한다. 거의 모든 언론에서 천황을 천황이라 부르지 않고 일왕(日王) 또는 일본국왕(日本国王)이라 부른다. 그럼 일왕이라는 이름을 부르고 싶은 심리의 좀 다른 역사를 올라가 보자.

여기에는 중국을 황제국으로 모신 사대를 한 조선의 역사가 자리한다. 조선은 중국으로부터 전해 받은 선진문화를 일본에 많이도 전해주었고 그 프라이드도 가지고 있었다. 일본도 한 때 중국에 조공을 바친 국가였다. 당시 황제국 아래는 모두가 수평적 왕王의 국가만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한 일본에게 조선은 수평적 관계인 교린외교의 대상이었지 결코 중국과 같이 높이 상전으로 받들어 모셔야 하는 신(神)의 국가 <천황> 이라는 대명사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혹시 이러한 이유가 분명하다면 아직도 중국을 황제의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우스꽝스러운 결론을 보게 된다.

그럼 우리국가는 천황 명칭에 대한 어떤 법적인 규정이 있었는가? 정확하게 있었다. 노무현 정부가 공식적으로 ‘천황’으로 용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언론은 국민적 감정을 대변하는 것이었을까? 부추기는 것이었을까? ‘천황’ 또는 ‘일왕’ 두가지 용어를 적당히 사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한 국가가 언론에게 국민에게 공식적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사정을 잘아는 한국 좌편향 김모 철학자 겸 역사학자 마저도 ‘일본에 대해서 대한민국 만큼 무시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다’로 국민적 감정을 강연 중에 말할 정도다.

여기서 질문을 해보고 싶다. <일본을 이기고 싶은가?> 일본의 문화에 있어서 천황이라는 대명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혈통이 바뀌지 않고 고대부터 이어져 백제의 피가 섞인 126대에 이르는, 천황의 긴 역사를 공부하지 않고 극일을 할 수 있겠는가? <천황>이란 이름은 일본을 알기 위해서 피해갈 수 없는 대명사이다.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보편성을 가진 국가여야 한다. 고대 중국에서 천황이란 말은 원래 중국 도교의 북극성을 신격화한 옥황상제에서 유래된 말이며 천자라고도 불렀다. 물론 일본도 그 사상이 유입된 것이었을까, 신격화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 국민으로부터 존중은 받아도 신으로 추앙받지는 않고 있다.

일본은 이번에 새 천황의 연호를 늘 한자 문화권으로서 중국의 고전에서 한자를 선별하여 선정해 왔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이번에 일본의 고전중에서 한문을 선별하여 레이와(令和)를 결정하였다. 그것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총리가 개입해서 일본 고전을 참고해 달라는 연락을 받아 결정된것이다. 이를 두고 일본이 다양한 곳에서 탈 중국화를 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 이유이다. 이는 탈 중국화 뿐만 아니라 북극성이 의미 한 탈 신격화도 더 된 느낌이다. 이에 중국정부는 중국의 고전을 사용하지 않았음에 아쉬움을 표했었다.

이제 우리는 자연스럽게 <천황>을 <천황>이라 불러야 한다. 그냥 고유명사니까 결코 상전으로서의 말이 아니니까. 그것이 세계에서 보편성을 인정받는 대한민국이 되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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