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40> 오늘 만난 사람 ‘지속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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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40> 오늘 만난 사람 ‘지속한다는 것’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9.03.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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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점에서 일본인 지인 중년 한류 팬들을 만났다. 4명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K팝의 정보를 교류하면서 왁자지껄이다. 물론 K팝의 일본 인기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이야기가 꽃피다가 화제는 부정적으로 돌아선다. 다름 아닌 일본보다 너무나도 짧은 아이돌 그룹의 수명을 이야기 했다. 지인 중 40대 후반인 팬이 정리하며 한마디 한다. “일본은 그룹이 만들어지면 잘 없어지지 않는데 한국은 왜 그리 잘도 해체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끼어들었다. “어쩌면 그러한 아이돌의 짧은 그룹해체가 국민성일지도 모르겠다.”그 지인은 또 국민성이라는 내 말을 받아서 무릎을 치 듯 거든다. “화장품도 그래요 한국 제품이 좋다고 생각하고 사용 후 몇 년 후 다시 구입하려면 없어요.”

(조금 부끄러워 온다) “벌써 같은 회사의 전혀 다른 신제품만 있어요.” “일본은 어릴 때 쓰던 화장품 시세이도 제품이 내용물의 버전 업은 되었겠지만 아직도 판매되고 있어요.”  (정말 우리는 냄비 근성의 민족일까를 혼자 생각하며 잠시 움츠러든다.)

머슥한 웃음을 지으며 내가 또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요 약 10년 전인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인 가수 보아가 일본에서 가수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음반 관계 차 갔었는데 한국은 유행이 너무 빨라서 따라 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라고 인터뷰하는 내용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건너편에 앉았던 쌍꺼풀 있고 단정한 좀 젊은 지인은 좀 더 한ㆍ일간의 국민성에 대한 가수의 수명에 대해 한마디 한다. “옆에 있는 우리 엄마도 그런데요 일본은 팬들이 가수를 데뷔 때부터 아기를 키우듯 함께 중년이 되어도 함께인 것 같아요”  엄마가 빙긋 웃으며 “그래요 어릴 때는 콘서트도 자주 못 갔지만 중년이 되고 난 후는 좀 여유가 있어서 가수를 키우는 기분으로 더 자주 가요” 좀 더 부러웠다.

한국도 없지는 않다. 가수가 데뷔 때부터 성장을 인생을 함께하는 팬은 신화라는 그룹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일부 그룹들이 해체 후 재 부활도 하고 있다. 그러나 트로트 가수 정도가 아닐까? 한국은 일본보다 지속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런데 노래에 대한 세계적 명성을 보았을 때는 K팝의 폭발력은 훨씬 일본보다 있는 듯하다. 이는 분명 실력이다.

참고로 K팝의 세계에서 수입 중 약 70~80%는 일본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노래라는 세계에 한정한 이러한 현상이 내게는 조금 아이러니로 다가오기도 한다.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일본에는 100년 이상 된 기업이 26,000사가 있다. 한국은 100년 이상 기업은 두산, 동아약품 아마 2개회사가 전부이다. 가끔은 이에 반론하는 분들 중에는 한반도는 끊임없는 외침이 있었고 일본은 거의 외침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하지만 일본은 2차대전으로 핵폭탄과 함께 폭삭 망한 국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 답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러나 내가 일본에 장기 거주하면서 일본의 국민성을, 문화를 보면서 그런 <외부로부터의 침략의 횟수> 라는 이유는 아니다 라는 결론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일본인의 DNA에는 우리들보다도 더 큰 지속성의 힘이 분명 버티고 있다.

마치 그 유명한 <우동 한 그릇>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힘들어도 우동가게 부부가 오래도록 가업을 지속하고 고객이 변치 않고 오래도록 찾는 그런 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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