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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36> 일본의 발명품
2019년 01월 30일 (수) 09:58:45 박정석(도쿄 거주) ycn24@hanmail.net

일본어 扇子센스. 한국어 접(쥘)부채는 일본이 원조! 정말 일본의 발명품일까? 우리도 중화 문명권으로서 많은 정신적, 물질적 문화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일본에서 만큼은 한반도가 많은 정신적 문화와 물질적 문화를 전해주었기에 괜히 원조라고 하면 짝눈을 뜨고 신문하는 듯 정보를 뒤지고 싶어진다.

   
그러나 접부채의 원조는 역시 일본이었다. 일반 부채는 기원전부터 중국에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역사를 펼치면 더 오래전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도 왕 옆에서 거대한 부채를 들고있는 그림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부채의 1세대에 해당하는, 바람을 일으키는 예쁘게 만든 판자를 시녀가 들고 있는 벽화라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접부채만은 일본의 발명품! 일본에서는 헤이안 시대平安時代(794~1192)의 것으로 확인된 접부채의 유물이 출토되었었다. 헤이안 시대라함은 우리나라의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그 유명한 후지와라藤原 가문이 조정의 지배권을 행사하던 시기이다.

   
접부채에 대해서 중국에 설은 있으나 일본의 시기보다 빠른 시기의 것으로 확인된 유물은 없었다. 설~의 대표적인 것이 각 나라의 신화인데, 신화를 증명된 역사 속에 넣는 국가는 거의 없다. 이렇듯 역사 속에 유물로서 증명된 접부채의 일본 원조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

또 한국에서도 접(쥘)부채가 일본의 발명품이라는 말에 힘을 실어준 사람이 있다. 이어령 전교수, 전 문화부장관이다. 91년 출판 <축소 지향형의 일본인> 책에도 소개하고 있다. 필자가 읽은 과거 기억을 더듬으면 접(쥘)부채는 아마 일본에서 발명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그 문화적 근거는 ‘축소지향’의 여섯 가지 모형에서 열거한 오리다다무折り畳む라는 단어에서 찾는다. 이는 어떠한 것을 연속해서 접을때 쓰는 일본어이다.

   
이러한 일본의 문화적 특성 속에 언어에 대한 축소지향을 이야기한 세계적 詩 하이쿠에 대해서도 소개를 했었다. 이렇게 일본은 시간적 공간적 축소를 잘하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로 접부채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만들어낸 상품이었다. 헤이안 시대부터 수출을 한 근대 문명 속 워커맨보다도 자랑스런 축소지향의 명품이었던 것이다.

이 수출은 우리 조상들이 일본에서 들여온 접는 부채를 중국에 중계무역의 한 품목으로 거래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러한 역사 속 접부채는 일본 TV의 대하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지만, 처음에는 서민보다는 상류층 중심으로 애용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통신사 책에도 한 부분이 기록되어져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 임진왜란이 있기 전부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대륙 정복의 꿈을 꾸었다. 조선에게 명나라를 치러 갈테니 길을 비켜주라고 했던 것이다. 그때 이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손에는 황금 접부채가 쥐어져 있었고 그 속에 조선반도와 중국 대륙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좀 더 알아보자! 황금 접부채는 최소 2개? 복수로 제작되어진 것 같다. 그중 1개가 임진왜란 때 참전했던 왜장 가메이 고레노리(龜井玆矩)가 도요토미로부터 하사받은 것을 1592년 당포해전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군으로부터 노획했었다. 충무공은 이를 다른 전리품과 함께 선조에게 바쳤으며 이후 이 금부채는 조선 왕실 탁지부의 비밀창고 깊숙이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이를 일본의 유명 건축가 세키노 다다스(關野貞)가 조선 왕실의 창고를 뒤져 찾아내 일본 왕실로 보냈다는 것이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채

(오사카성에 전시되어져 있는 일본과 조선반도와 정복해야 할 중국 대륙이 함께 그려져 있는 접부채)

이렇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현대의 자기 개발서에서 가르치는 방식으로 말하면 가히 자기 이미지 트레닝을 늘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의 발명품을 자랑하며, <접부채>로 말이다. 조금 자존심이 상해도 멋진 접(쥘)부채는 일본이 원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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