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31〉로봇 스님의 독경 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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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31〉로봇 스님의 독경 ②/2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8.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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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死者를 어떻게 기억하고 위로해야 하나?

우리는 지난 ①/2회에서 역사 속 불교와 유교의 死者에 대하여 간단하게나마 알아보았다.

로봇 스님의 독경? 이웃나라 일본은 장례 산업의 선진국이다. 일본에서는 매년 ‘엔딩 엑스포(Life Ending Industry EXPO)’가 열린다. 전국 단위 규모의 장례 산업 전시회가 열려서 세계 각국의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일본을 찾는다. 2017년 열린 엔딩 엑스포에는 324개 업체와 2만5867명의 참관객이 몰렸다.

이같은 뜨거운 열기는 물론 세계 최고의 고령사회이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은 일본에 비해서 고령사회 후진국(?)이라 제대로 된 전시회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은 여기에다 2017년에는 IT산업을 접목시킨 비즈니스가 인기를 끌었다 한다.

그 어떤 산업에 선발 주자가 되면 놓지 않고 지속 발전시키는 저력 또한 일본이 오늘날도 선진국으로 남아지게 한 힘이다. 일본은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를 넘어 이제 중노령사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노령사회라는 말이 좀 생소할 것이다. 이는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와는 정의하는 기준이 조금 다르다.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 수가 65~74세까지의 전기 고령자 수보다 많은 상태를 뜻한다.

고령사회 선진국 일본은 지난해 8월 도쿄에서 열렸던 엔딩 엑스포에 돌아가신 조상께 명복을 대신 빌어주는 ‘로봇 스님’이 화려하게(?) 등장해 전 세계 장례산업 관계자들께 큰 화제가 되었다. 일본 전통 법복을 천연스럽게 입고, 점잖게 목탁을 두드리며 독경을 하는 가짜 스님!

키 121㎝의 로봇. 니세이 에코(Nissei Eco)가 세상에 당당히 데뷔하는 날이었다. 가짜 뉴스인지는 몰라도 그날 극락이나 천당이나 지옥이나 모두가 뒤집어졌다고 필자에게 전화가 왔었다. 세계 모두의 조상들은 파랗게 질린 얼굴은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먼저 장례산업 관계자 몇명도 실신을 했을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먼저 이 로봇 스님이 개발된 이유는 고가의 장례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이들을 타깃으로 했다고 한다. 그의 능력은 폼만 잡는 것이 아니고 독경을 하고 고인 추모를 하며, 유족도 위로하며, 설법까지도 가능하단다. 도대체 인간 삶의 영역 어디까지 AI로봇이 침범하여 우리의 정신세계에 혼란을 줄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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