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21〉일본의 여성차별
상태바
〈박정석의 도쿄통신 21〉일본의 여성차별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8.04.23 1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모의 전통과 후진성’

남자의 갈비뼈에서 여자가 나왔다고? 21세기도 그 전통이라는 일본의 갈비뼈는 일본 스모판에서는 여전히 감히 고개를 못드는 천민(?)이다.

우리 모두는 전통이라는 뜻을 아는 것 같은데 도대체 전통(傳統)이란 무엇인가?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루어져 계통을 이루며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ㆍ관습ㆍ행동 따위의 양식-

~ 스모 씨름판에 여성 입장금지 ~
21세기에도 일본 전통 스모가 그 스포츠적 가치가 아닌 인권을 누르고 있는 나라라니? 세계 제2위(?)의 선진대국 일본이라고 하니, 필자가 이 나라에 살고 있으니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혹시 세계의 인권 선진국은 아니겠지 ?

지난 4월초의 사건, 해프닝이다.  일본 스모협회가 흥행을 위해서 각 지방을 돌면서 스모경기를 하기 위해 교토부 마이츠루시(舞鶴市)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장(67세)이 시합 전 조금 높이 만들어져 있는 스모의 씨름판에서 힘 있게 연설을 하던 중 뒤로 쓰러졌다. 이에 주위에 대기하고 있던 간호사를 포함한 여성 두명이 뛰어 올라가서 가슴에 심장 마사지를 신속히 했다.

이때 장내 아나운서가 스모 협회의 쓰레기 같은 전통 - 스모 씨름판 여성 입장금지 - 를 내세우며 빨리 내려와 달라고 방송을 했던 것이다. 한심한~ 규칙대로 하지 않으면 성이 차지 않는 일본의 국민성!

일본의 제품은 세계 제일이다. 그것은 매뉴얼대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정성을 드려 만드는 장인정신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렇게 때로는 융통성 없이 아무데나 매뉴얼을 들이밀며 어리석은 문제를 야기 시키는 국민성이 존재한다. 10일전에 만난 일본 지인이 한국에서 오랫동안 주재원 생활을 하고 돌아왔다.

필자의 관심 사항은 일본으로 돌아오니 일본 생활이 어떠냐? “일본은 융통성이 없어서 답답해요”
……………………………………………………
결국 스모 씨름판에서는 여성 두 명이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고야 내려왔다. 이 문제가 각종 뉴스에 비난을 받으며 확산되자 일본 스모협회는 “응급처치를 해주신 두 여성분께 사죄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스모 씨름판에 여성 입장금지〉는 여러 번 사회에 문제를 야기했다. 이렇게 비현실적이고 문제를 여러 번 야기 시켜도 융통성이 없는 일본의 국민성은, 조직은 전통이라는 대의명분 속에 휘둘려 규칙을 21세기에 맞게 고치려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 대표적인 사건? 해프닝?★
1.1974년? 도쿄 초등학생 어린이 스모대회에서 10세의 여자 어린이가 당당히 결승대회에 출전권을 획득했으나 스모협회가 허가하지 않아 무산되었다.
2.1990년 여성인 모리야마 관방장관 森山官房長官이 우승자에게 〈내각총리대신컵〉을 총리를 대신해서 스모 씨름판위에서 수여를 희망했으나 스모협회는 난색을 표해서 무산되었다.
3.2000년 오사카에서 열린 스모 대회에서 여성인 오사카부(府) 오타(太田) 지사가 오사카 부지사(府知事)상을 스모 씨름판에서 수여를 희망했으나 무산되었다.
……………………………………………………
이쯤 되면 외국인이라도 입에서 “무식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진다. ‘스모 씨름판에 여성 입장금지’ 그 소중한 전통과 역사적 후진성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1. 고대부터 여성입장 금지가 아니었다. 720년에 완성 되어진 일본 고대의 역사서 〈일본서기〉에 의하면 雄略天皇유우략구 천황 앞에서 여성이 스모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심지어 그 이후 무로마치 시대나 에도시대도 여성이 스모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2. 메이지시대에 들어와서 근대화 되면서 여성이 스모에서 배제되었다. 그러니까 여성이 씨름판에 오르는 것이 문명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작은 원인은 유교적 남존여비 사상이 에도시대에 어느 정도 퍼져있었던 영향이었고, 이는 근대화라는 개념이 오히려 인권의 역사를 거꾸로 돌린 결과인 것이다.
3. 불결사상(穢れ思想)도 한몫을 했다. 이는 여성을 배제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정당화의 하나로 일본 전통종교 신도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본의 고집스러운 전통이 부럽기도 하다. 스모에서 여성을 차별한다는 면에서는 무식하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필자는 그들의 다양한 전통을 부러워한다. 그것은 우리의 전통 씨름이 제대로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또 일본을 우리가 보았을 때 불편하다고 느끼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분야에서 아날로그식의 방식을 많이도 본다. 그들은 불편을 느낀다기보다는 전통을 내가 지켜간다는 그들의 자부심이 필자는 부럽다. 그 자부심이 세계적 중소기업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서 일본 기업의 역사를 보고 가자.

〈2015年 기준 장수기업 〉
- 100년 이상 된 장수 기업 : 26,000사
- 200년 이상 된 장수 기업 : 1,200사
- 300년 이상 된 장수기업 : 600사
- 400년 이상 된 장수기업 : 190사
- 500년 이상 된 장수 기업 : 40사

☆세계 최장수 기업은 1400년 된 일본에 백제의 후손 金剛組라는 절이나 신사를 전문으로 짓는 건설회사도 존재한다.
<1400년 전 우리의 선조는 백제에서 목공 분야의 제1의 장인으로서 특별히 파견되어 사천왕사(四天王寺)를 짓게 된 3명중 1명인 金剛重光이었다.>

★ 한국의 100년 이상 기업은 두산, 동아약품 2개 회사가 전부이다.

일본인들은 때로 그 무식함 뒤에 힘들다고, 돈이 안된다고 함부로 버리지 않는, 아날로그적 전통과 자부심이 일본이라는 선진 국가의 경제를 떠받히고 있다니 더더욱 부러운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