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17〉 되돌아보는 동일본 대지진 1
상태바
〈박정석의 도쿄통신 17〉 되돌아보는 동일본 대지진 1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8.03.22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시에 기록해놓은 글을 재편집해서 올립니다. )
2011년 3월 11일(금) 오후 2시 45분경 공포는 시작되었습니다. 5월이 되면 일본에 온지 만 20년이 되는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한해입니다.

저는 도쿄에서 외식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날 점심식사 시간이 3시까지라 손님이 4명 계셨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많은 지진의 경험을 한터라 일본에 처음 왔을 때 경험을 제외하고는 겁에 질린 적은 없었지요

거의 3도전후이니까 숙달(?)이 되어서 음 ~ 이번 지진은 몇도쯤 될거야 하면서 내 예측과 방송에서 발표되는 정확한 지진의 강도를 혼자 알아맞춰 보는 게임 감각이 숙달이 되었다면 모두들 웃으시겠지요. 한국에는 3도정도의 지진이 큰 뉴스가 될지 몰라도 일본은 너무나 흔합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흔들림이 약 5초에서 10초정도로 끝나는데….

어~ 어~ 이거! 우리 한식점은 2층인데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멈출줄을 모르는 거예요. 갑자기 공포감이 들면서 안되겠다 싶어서 큰 소리로 손님들과 우리주방 직원들께 "밖으로 나갑시다"라고 소리치며 함께 큰 버스 광장으로 나가보니 어느덧 겁에 질린 사람으로 뒤덮인 광장이었지요.

잠시후 안정이 되어서 손님들도 돌아와 나머지 식사를 하면서 또 지진이 일어날지 모른다면서 미리 계산을 하시겠다는 착한 일본 손님들. 저희 가게는 다행히 유리컵 1개가 깨어지는 선에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방송국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각지의 지방방송을 연결하면서 사건의 속보를 전하기 시작하고 모든 철도 교통수단이 마비가 되어지며 각 역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평소부터 교육해왔던 대로 각종 대피방법과 지금까지 그 어떤 지진보다도 강도가 센 지진이므로 서둘러 도보로 귀가할 것을 권하고 있었고 실제로 밤12시가 지나도록 침착하게 걸어서 집으로 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일본은 지금도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원거리 걷기 이벤트도 제법 개최되고 있습니다.

온통 대로는 차가 꽉꽉 막히는 상황이 연출되었구요. 당연히 가게 영업은 형편 없었고…. 12일 토요일부터는 한국에서도 뉴스로 보신바와 같이 공개되지 않았던 엄청난 영상들이 속속 전달되면서 공포로 몰아가기 시작했었고 13일부터는 방사능 피폭뉴스가 중심이 되면서 더더욱 사태의 추이가 심각해져가는 듯합니다.

그로 인해서 이제는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겨서 일방적인 제한 송전실시가 발표되면서 영업의 큰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휴무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휴~ 그나저나 어제는 TV를 보면서 울었네요. 지진피해의 한 아주머니가 회사에 갔다오니 집이 없어져 버렸고 가족도 아무도 없어서 남은 인생이 외톨이가 되었다는 말을 하면서 흐느끼는 것을 보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서로가 생사를 모르다가 서로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부둥켜안고 울면서 안도하는 모습 또한 눈시울을 적시게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 있는 저희는 한국의 지인 여러분들이 염려해 주신바와 같이 몸 하나가 안전한 것이라도 감사감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