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14〉자전거 천국&문화
상태바
〈박정석의 도쿄통신 14〉자전거 천국&문화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8.02.13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에 와서 문화의 충격 중에서 작게 놀라는 것이 실용적으로 타는 자전거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태국에는 오토바이가 실용적 교통수단으로 홍수를 이루듯이…. 처음에는 일본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서민이라서 차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일 거라는 혼자만의 추측은 밴츠가 그 집에 있음을 알고야 멋쩍어 하게 된다. 이렇게 실용적으로 타는 자전거와 일본!

한국의 자전거 문화는 여가활동으로서 다이어트와 취미 생활이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전용도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일본에 자랑 거리일 수도 있다.

그럼 일본의 자전거는 얼마나 많을까? 인구는 약 1억2,000만명, 국가에 등록된 숫자의 자전거는 약 8,000만대! 그러니까 전국민의 약 70%에 해당하는 국민이 가지고 있으니 가정에 자전거가 없는 집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숫자는 한국의 7배가 많은 자전거 보유이다.

이렇게 자전거가 일반 생활에 정착했다는 것은 모든 문화의 발전과 쇠퇴가 그러하듯이 일본의 비싼 교통비와 안전한 도로 사정, 실용성을 앞세우며 작은 불편을 기꺼히 감수하는 국민성이 한 몫을 한다. 특히 도로 사정으로 한국은 과속 차량이 많아서 일부러 길을 구불구불하게 하거나 과속 방지턱은 지나칠 정도로 많다. 일본에서 과속 방지턱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러면 일반 생활 가운데 자전거 문화는 어떤것이 있을까? 물론 가까운 출퇴근도 많이 하고 있으며, 등하교도 많이 한다. 그리고 엄마들이 아이들을 앞뒤에 두명이나 앉히어 보육원에 데려가는 모습은 일상이다.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이런 엄마들을 지원하고 있다. 바로 배터리가 달린 자전거가 나와서 어지간한 오르막은 기어용 자전거보다 훨씬 편하게 올라간다.

참고로 보육원에 튀는 모습으로 밴츠를 타고가서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는 모습은 특별한 지역에는 있을 수 있겠으나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출퇴근이나 등하교시에 여성들도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관계로 가끔 건너편 신호등 앞에서 자전거 타고 신호등을 기다리는 여성께 남자들의 시선이 멈추는 일도 발생한다. 참고로 일본의 가정용 자전거는 여성을 배려하는 디자인으로 자전거 안장과 앞 핸들과 연결되는 봉이 거의 없다. 자전거 8,000만대의 일본! 이렇다 보니 자전거에 정해진 규칙도 국민들에게 철저히 알리는 일도 국가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먼저 금지사항 몇 가지를 살펴보자.
- 우산을 쓰고 자전거 타기
- 휴대폰을 사용하며 자전거 타기
- 두사람이 함께 자전거 타기
- 자전거 두대가 길을 악아서 듯 가로로 자전거 타기
- 야간에 전조등 없이 자전거 타기
- 음주 후 자전거 타기
- 기본은 도로에서 운전이고 보행자 도로에서 추월하는 스피드 운전

일본에서 2014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중 12만건으로 20%를 자전거 사고가 점하고 있다. 사망자는 540명이나 된다. 때로는 사람과의 접속사고를 염두에 둔 보험도 발달해 있다. 하지만 20%라는 사고율을 무겁게 받아들이다보니 국민을 상대로 더 개몽활동을 하며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도로교통법을 개정하고 자전거 경찰까지 투입하며 시작하고 있다. 전국 최다의 자전거 사고 지역이라는 오사카는 자전거 대책실까지 설치하며 사고 줄이기에 나섰다.

정부의 개정된 법안은 3년간 두번 규칙을 위반하면 의무적으로 강습을 받아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이 5만엔이 부과된다.

필자가 느끼는 일본의 자전거 사고율 20%는 그 어떤 언쟁이 요소가 있으면 상대방과 맞부딪히는 일이 없도록 경찰을 부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으므로 한국식의 계산으로는 부풀려진 면이 많은 사고율이라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자전거 문화를 통해본 일본 국민들은 실용을 우선시하는 국민성을 가지고있다. 남에게 나를 높게 보이려는 체를 하지 않는 문화! 자전거에서도 현실적 불편함을 기꺼이 감내하는 것으로 보이는 필자는 너무 칭찬을 하는 것일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