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촌 소리에 자다가도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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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촌 소리에 자다가도 벌떡’
  • 이원석 기자
  • 승인 2007.08.26 20:17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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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포도대장’ 최한우씨

삼성전자 구미공장 가족들과 개별신청을 한 일반인들의 영천포도수확체험이 열린 25일 출발지인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지난해 연말 많은 영천시민들을 안타깝게 하며 돌연 영천시청을 사직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최한우(53)씨의 모습이 보였다.

정재식 농업기술센터 소장의 제안으로 이날 체험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최한우와 함께하는 영천포도수확체험’으로 정해졌다. 체험행사 틈틈이 별빛촌 이야기만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최씨와의 대화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지난 15일 개인적인 볼일로 잠시 귀국해 18일 오후 8시 부산 해운대 요트경기장에서 개최된 제3회 부산썸머비치대회를 비롯해 지금까지 100km 울트라 마라톤 3회, 풀코스 12회, 하프 46회, 10㎞ 6회 완주경력을 자랑하는 그의 별명은 포도대장.

평소 이미지와는 다르게 영천시청마라톤클럽 내에서 후배들을 혹독하게 다그치며 악역을 담당하는 군기반장이라서 생긴 별명이려니 생각했었는데 포도가 연상되면서 일순간에 그 의문이 해소되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포도수확체험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끌어왔고 지난 몇 년간 ‘별빛촌에 미친 사나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마라톤클럽회원들과 함께 여러 대회에서 ‘별빛촌’이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 깃발로 온몸을 감싼 채 홍보를 위해 달렸고 매년 1월 1일 새벽 별빛촌을 외치며 달리기로 한해를 시작했다.

영천시청마라톤클럽 마라톤수기집도 ‘별빛촌 이야기’로 지었다. 퇴직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중앙부처에 올라가 별빛촌 브랜드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그런 최씨는 왜 안정된 직장과 온몸을 던진 ‘별빛촌’을 고향에 두고 미국으로 건너갔을까?

갑자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이유는 자녀들 교육문제 때문입니까?

아들(28)은 서울 KBS PD로 근무하다가 함께 미국으로 가서 어학공부를 하고 있고 딸(26)은 한국에 남아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다 컸기 때문에 교육문제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이 길을 택했습니다.

미국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세탁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1시간30분씩 영어공부를 하고 별빛촌 홍보를 위해 별빛촌 티셔츠와 모자를 쓰고 조깅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별빛촌 로고가 중국인들의 상징과 닮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아주 바쁘게 생활하셨는데 생활의 변화가 있다면?

미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여전히 바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애틀랜타에 한국 사람들이 9만명 정도 살고 있지만 평소에는 만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 매주 교회가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살기는 편하지만 한국의 친구들과 고향이 많이 그립습니다.

지난 7개월간의 미국생활에서 느낀 점은?

애틀랜타에는 일본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데 거리의 자동차 60% 정도가 일제여서 부러웠지만 반면 TV와 휴대폰은 삼성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아 뿌듯함을 느낍니다. 경제력이 커져 한국의 위상이 외국에서도 높아진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낍니다.

언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십니까?

애틀랜타에서 한국까지 비행시간만 15시간 가까이 되고 가격도 220만원이나 해 자주 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9월 초순 조상님 산소 벌초해놓고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영천시민들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으시다면?

일단 미국에서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영천농산물 공동브랜드인 별빛촌에 얽힌 사연과 탄생배경 등을 책으로 묶어 펴낼 생각입니다. 브랜드 공모에서부터 성장해가는 모습들을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몸은 미국에 있어도 마음은 늘 내가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영천에 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잘 발달해 고향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멀리서나마 영천이 정말 잘사는 고장이 되고 항상 좋은 일들만 생겨나길 기도하겠습니다.

최한우씨는 정재식 소장의 요청에 흔쾌히 2호차에 올라 보현산천문대와 일조량, 저수지, 하천 등을 예로 들며 영천포도의 우수성과 영천자랑을 하고 10여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을 즐겁게 하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미 시작된 미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큰 수확을 맺게 되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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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2007-10-05 13:20:40
최한우 계장님! 미국으로 잘 돌아가셨군요. 어디에서 생활하셔도 열심히 행복하게 잘 사실거라 믿습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잘 지내시고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한번 영천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포도대장 2007-10-05 13:19:30
인사가 늦었습니다. 고국 나들이에 칭찬의 글을 올려 주셨어 감사드립니다. 주여사님과 함께 영천발전을 위하여 계속 노력하여 주십시요.
애탈란타에서

영천서민 2007-08-29 04:41:59
왜 좋은 직장 내버리고
미국행을 택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역시 목적이 있어서 갔군요.
건강하시고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장현대 2007-08-28 21:42:20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은디.
누구랑 많이 닮은것 같다
누굴까

김수형 2007-08-28 08:59:15
한우히야 그동안 안녕하신게라 이곳에서만나 허벌라게반갑소이 옛날산업과시절 영농행사(모심기 풀베기대회 벼베기 물가두기 농토배양등등)때마다 이까무침회에 모래미한추바리 벌컥벌컥 마시고 관광버스타고 산업과 직원단합행사에서 대포한잔하면서 정을나누던 그시절이 겁나게그립소 고향생활 자미있게 지내고 미국생활 건강하고 행복하소서 김수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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