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6> 일본식 씨름 스모, 요코즈나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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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도쿄통신 6> 일본식 씨름 스모, 요코즈나의 품격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7.11.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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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는 최고직인 요코즈나横綱(日馬富士)가 하위 직급인 스모선수를 술자리에서 폭력을 휘둘렀다고 해서 연일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물론 당사자는 11월 26일에 끝난 규슈 대회도 불참했다. 이 뉴스에서 우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단순 폭력 사건으로 마무리가 되기 힘든 일본 특유의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본 특유의 문화란 일본식 씨름의 최고위직인 〈요코즈나横綱의 품격〉이라는 잣대로 스모헙회는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씨름의 역사를 알아보자. 우린 씨름에서 조차도 몽골에서 건너온 두 종류의 씨름(손씨름, 발씨름) 중 발씨름이 우리에게 남아지고 손씨름은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우리가 스포츠 문화도 전해주었다는 일부의 자국 우월주의, 민족주의적 강조는 하지 않고 싶다.

한국은 본격적으로 〈천하장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때가 1983년이다. 그전부터 홍현욱 선수가 한창이던 시절 손씨름이 좀 남아 있었다 해야 할 것이다. 상대편을 손으로 밀어내면 반판승이 있었으니까.

워낙 한국이 일본에 대해서 한문도, 불교도, 유교도 전해주었다고 하니까 이젠 일본 학자들 사이에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지만 너무한다고 머리를 흔든다. 도대체 한국은 중국 대륙에서 거쳐서 내려온 문화를 마치 자국에서 만들어진 원조 문화처럼 뻐긴다는 논조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은 문화가 이동하면서 일본에서 변화 발전하는 것을 인정해 주지를 않는다고 불만이 가득한 것이다.

씨름의 기원! 일본에서는 스모(일본식 씨름)가 대 역사서로 평가받는 고사기古事記(712年), 일본서기 日本書紀 (720年)에서 힘을 겨누는 전설이 기록되어져 있다. 한국의 씨름은 아득한 상고시대(단군시대로부터 삼한시대)부터 행해져 왔다고 기록이 있다.

세계사로 시야를 넓혀보자. 고대 그리스의 벽화에 씨름하는 그림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고, 석가는 왕자 때 그 사촌인 제바달다(提婆達多)와 씨름겨루기를 했다는 기록이 불전에 나와 있다. 중국에서도 한무제(漢武帝) 때에 씨름이 가장 성행하였고, 진(秦)나라 때에는 각저(角觝)라고 불렀다는 것이 고서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씨름은 비슷한 레슬링과도 함께 발전되어져 왔다. 한때 10여년전 올림픽 위원회에서 관객 동원력이 떨어지는 종목을 제외시키는 문제가 크게 부각되었었다. 그때 일본 등 레슬링 강국들의 로비도 있었으나 레슬링(씨름)이 그만큼 인류사에 역사가 깊은 원시적 힘겨누기의 스포츠였기에 제외 대상에서 탈락되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의 스모는 가마쿠라 시대에서 전국시대는 무사시대였는데 그 무사들의 훈련으로서 스모가 자주 행해졌다고 전해진다. 스모의 긴 역사 속에 양식화 되어져 룰이 만들어지고 정리 되어지는 오늘날과 같은 기초는 에도시대에 들어와서 전통문화 스포츠로 자리를 잡아왔다. 그때부터 정기적인 대회가 개최되기 시작했고, 직업으로서의 오스모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럼 오늘날의 최고위직 요코즈나는 얼마나 받을까? 다른 선수들과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비교를 해보자. 우승상금은 1,000만엔이다.

★ 요코즈나横綱 : 월수입 282만엔, 연봉 약4,000만엔
산약쿠三役(실력을 인정받은 상위 3직급)
☆ 오제끼大関 : 월수입 234.7엔, 연수입 3,000만엔
☆ 세끼와께関脇, ☆ 고무스비小結 : 월수입 169만엔, 연수입 약2000만엔

ㆍ마에가시라前頭 : 월수입 130.9만엔, 연수입 약1,500만엔
ㆍ쥬료우十両(사실상 2부리그) : 월수입 103만엔, 연수입 약1,250만엔
기타 아래 직급은 특별히 정해진 금액이 없는 봉급, 상여금, 숙박비 등을 지급받는다.

이러한 수입의 구조라도 요즘은 스모를 지원하는 젊은이가 적어서 일본스모협회에서는 고민이 많다. 이러한 이유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일본에서는 약20년간 일본인 요코즈나가 탄생되어지지를 않고 있다. 그 빈 자리를 실력이 검증된 몽골 출신들이 일본인 이름으로 메우고 있다.

【참고】오스모 협회 이사장의 월수입은 약 140만엔 정도다.

이렇게 고수입의 오스모 선수의 최고위직 요코즈나横綱, 다른 모든 직위의 스모 선수들은 실력이 모자라면 직위가 강등되지만 요코즈나는 강등이 없다. 좋겠다? 아니다. 전혀 아니다. 강등은 없으나 더욱 가혹한 은퇴를 권고 받는다. 요코즈나는 압도적인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강하기만 하면 되는가? 아니다. 이 테마가 바로 【요코즈나横綱의 품격】인 것이다.

한국의 씨름 선수들 사이에서 술 좌석에서 폭력사건이 발생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큰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면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가벼운 행정처분으로 끝났을 것이다. 일본은 어릴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말라는 교육을 철저히 받는다. 자녀들에게 배려심 교육보다도 우선하는 것이 남에게 피해를 입힐까 전전긍긍 한다고 이방인에게는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러면 그 에매한 단어! 【요코즈나横綱의 품격】이 무엇인가? 일본이 자랑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다소 후대에 미화가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스모에서 품격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인들에게는 당연하다. 그들은 어떤 일에도 철저함을 요구하는 정신세계를 곳곳에 배치해 놓고 지키기를 강요하는듯 내게는 보인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문화에서 유도柔道, 차도茶道, 서도書道, 화도花(華)道(꽃꽂이)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스모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요코즈나는 스모가 강한 것만으로는 충분히 모자란다.

★요코즈나가 강해야 하는 것은 당연★

1. 다른 사람에게 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엄격할 것
2. 다른 사람보다도 더 노력할 것
3. 그래서 타인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말 것. 이것을 매일 매일 반복하여 습관화 할 것

이 품격에 걸려든 前요코즈나가 몽골 출신의 아사쇼류朝青龍다. 그 또한 술집에서 일반인을 폭행했다. 그는 충분히 강했다. 그러나 스모협회에서, 일본 국민성이, 강하게 〈요코즈나의 품격〉을 요구하며 결국 은퇴를 종용받았던 것이다. 스포츠에서 스모에서는 강함 만으로 충분히 모자라는 일본 日本!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 대해서는 일본이라는 국격이, 품격이 충분히 모자라게 느끼는 한국인들에게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그러나 스모에서는 꽤 괜찮은 품격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있는 듯 생각되어진다. 은근히 도덕적인듯 하여서 부러운 마음 감출길이 없다.

이 글을 쓰면서 나 자신도 찔끔 하면서 불현듯 한국의 고위 공직자들을 품격이라는 잣대로 일일이 재러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 결과의 통쾌함은 나 혼자 만의 기분은 아닐듯 오늘은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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