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의 도쿄통신 1> ‘和’ 일본에서 참으로 많이 듣는 말!
상태바
<박정석의 도쿄통신 1> ‘和’ 일본에서 참으로 많이 듣는 말!
  • 박정석(도쿄 거주)
  • 승인 2017.10.17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和ㆍ와)는 무엇인가?

중국에서 전해진 한문의 순수 뜻은 조화, 평화 등 균등의 의미만을 가졌다. 그러나 오늘날 일본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는 和는 일본적 가치를 나타내고, 문화적 개념으로 지극히 일본적인 특색의 대명사다. 예를 들어 일본식 식사를 와쇼쿠(和食)라 한다. 그렇게 和는 일본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본 국어 사전에 和는 『대립하지 않으며, 집단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진 상태, 사이좋게 서로 협력하려는 자세』라고 설명한다.

다른 단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와세이(和製) ㅡ 일본제, 국산

와후우떼이엔(和風庭園) ㅡ 일본식 정원

와시쯔(和室) ㅡ 전통적인 일본풍의 방

와가사(和傘) ㅡ 일본 우산

와가시(和菓子) ㅡ일본 과자

와각기(和楽器) ㅡ 일본 악기

와시끼(和式) ㅡ 일본풍의 방식

와야구(和訳) ㅡ 일본어로 번역

와규(和牛) ㅡ 일본 소(국산소와는 조금 틀린 의미로 그 중에도 메이지 시대 이전부터 육질이 좋은 세계에 자랑하는 4종류의 종자 소를 말한다.) 등 수 없이 많다.     

국가를 이야기할 때는 7세기 초반 현재의 일본(日本)이라는 국가명을 가지기 전에는 와코쿠(倭国)라고 불리었다. 이는 중국의 왕조가 일본을 책봉 국가로 격하하여 부른 하나의 국가 이름이었으나 발음상 같은 和国을 倭国=和国로 즐겨 쓰고 있다.     

여기서 나는〈와세이(和製) ㅡ 일본제, 국산〉도 조금 이야기해 보고 싶다. 우리에게는 그 말이 전해지는 울림이 그냥 좋은 일본제품으로 끝난다. 더 칭찬하는 말로서 일본의 제품에 관하여 ‘완성도가 높다’는 표현도 자주한다. 이를 나는 和를 나타내는 말이라 정의한다.    

그들의 和의 정신 자세는 섬세하기가 혀를 내두른다. 장인들의 정신자세에는 숙달을 승화시켜 〈도(道)〉가 들어가 있음을 자주도 본다. 유도(柔道), 차도(茶道), 무사도(武士道)….    

그 정신을 세계로부터 지난 반세기 동안에 소니, 도요타 등의 일본 브랜드가 인정을 받으며 일본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최근에는 어느 나라에서도 생산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가 아닌 일본에서만 생산한 〈메이드 인 재팬〉을 세계인은 원하고 있다.     

지금 도쿄에는 일본에서만 만든 〈메이디 인 재팬〉제품만 모아놓고 판다. 꼼꼼히 제품의 사용자를 향한 배려의 마음을 녹여서, 고가로 당당히 판매하는 매장에 관광객은 열광하며 돈을 지불하고 있다. 그야말로 일본인들은 중국에서 균등의 의미로 들어온 한자 ‘和’가 독특한 일본의 문화에 녹아들어 균등이 아닌 독보적인 존재로 만든 것이다.     

또 하나의 和로 와후우떼이엔(和風庭園), 일본식 정원을 이야기 하고 싶다. 한국과 중국의 정원이라 함은 크기에 있어서는 별차이가 없는 자연을 집 앞마당에 옮겨왔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식 정원은 끊임없이 사람의 손으로 다듬으며 자연을 축소화 시켜서 집 앞마당으로 들여온 것이다. 이것도 특히 서양사람들은 열광을 한다.     

관련한 더 깊은 분야로 일본의 분재(盆栽ㆍ본사이)가 있다. 중국의 당나라 시대에 〈盆景(본케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들어왔다. 이는 자연을 작게 모방해서 구조에 따라서는 집, 산, 나무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입체적으로 작은 공간 속에 하나의 특별한 예술품을 만들었다 해야 할 것이다.

이에 반해 분재는 더 일본화 되고 나무만으로 특화되어 和라는 장인의 손길로 빚은 예술품이라 하겠다. 이 분재가 일본에서 화려하게 꽃피어서 현재 사이타마껜에는 분재 마을이 있고 해외로 수출도 되고 있다. 이러한 화풍(和風)은 음악, 미술, 건축 등 예술이나 의식주 등 문화에 있어도 일본적이라는 특색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和’ 이 말은 타국과의 비교되는 말이다. 대비되는 외국으로부터의 영향적 측면은 그 어떤 것이 일본에 들어 왔을 때 먼저 그것이 일본에 익혀지고, 습관화 되어지고 이국풍의 문화가 꽃피우고, 추종하면서도 일본인 특유의 문화로 반성과 소화를 한 일본화〈和風化(와후우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풍(風)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고대로 올라가면 불교도 크게 영향을 받은 唐風 (당나라풍) 이 있었고 근대에 와서는 洋風,西洋風(서양풍)이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엄밀히 말해서 현대의 일본의 문화는 별로 와후우(和風)라고 부르지 않는다. 적어도 역사의 깊이로 본다면 다이쇼(大正)나 메이지(明治) 이전의 일본 문화를 칭하는 경향이 많다 하겠다.     

또 다른 한편 일본이 자랑하는 말 중에 〈와노세이신(和の精神)〉이 있다. 이는 여러 해설이 있다. 그 중에서 7세기 초 일본의 고대 국가가 성립되어 질 당시부터 성덕태자(聖徳太子)가 만든 법율 속에 도덕의 기준을 〈和(화)〉를 표현하며 〈와노세이신(和の精神)〉기준을 세웠다 한다.     

이러한 깊고 오랜 역사적 배경 속에 和는 일본인의 자랑이 되었고, 일본을 세계 속에 돋보이게 하는 和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들은 일본의 和를 소중히 여기며,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귀한 和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빠짐없이 전달하기 위해 오늘도 성심(誠心)을 기울이고 있다.

턱을 괴어본다. “그럼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를 돋보이게 하고 있는가”를 문득 생각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